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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항공(JAL)의 법정관리와 전일공수(ANA)의 불편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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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결국 지난 19일 일본의 대표 항공사격인 일본항공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해부터 일본항공의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설마 망하기야 하겠어?  일본을 대표하는, 한때 세계 제1위 항공사였는데 말이지'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일본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데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항공 몰락 징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01년 일본항공(JAL)과 재팬에어시스템(JAS) 합병 이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로 기업간 합병의 가장 큰 장점인 효율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기업 합병은 중복된 부문을 없애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기존에 부족했던 시장이나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일본항공은 이를 극대화시키지 못했다.

 

jal_bankruptcy.jpg
기어코 파산보호의 길로 들어선 일본항공

 

실제 합병 이후에도 적지않은 기간(4-5년) 동안 같은 공항에 일본항공, 재팬에어시스템 각각 운영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한 회사이면서도 같은 노선을 경쟁하는 경쟁자 꼴이 되어 버렸던 셈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인력 구조조정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정비 조직을 통폐합 했지만 비효율성은 제거하지 않은채 인력만 합해진 꼴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그들 사이에서도 협력보다는 헤게모니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민간기업이면서도 국가의 통제를 받는 이상한 형태..

반민반관이라는 이상한 운영형태를 보여온 일본항공은 일본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대대로 관료 출신이 부사장으로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이어졌고, 정치인들의 선심성 공약으로 내놓은 지방 공항 건설에 어쩔 수 없이 운항해야 했던 일본항공은 그 적자폭이 감소될리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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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항공 재건을 맡게 된 이나모리 카즈오 교세라 명예회장

 

인력 구조조정도 노조의 막강한 힘에 밀려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다른 기업들의 퇴직연금비율 (자기자본비율 소니 31%, 미쯔비시 56%)에 비해 누적된 퇴직자 연금문제(JAL 459%)는 주인없는 회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퇴직연금 비율이 파산 직전인 GM과 비슷할 정도였으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최악의 건강상태에서 외부의 직격탄 (경제 침체와 신종플루로 인한 여행객 급감) 을 맞게 되자 그 자리에 주저앉은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일본항공의 재생을 책임지게 될 사람은 다름아닌 일본 경영의 신이라 불리고 있는 교세라의 이나모리 카즈오 명예회장이다.  앞으로 적자 노선을 중심으로 26 노선을 감축하고, 전체 인력의 1/3 수준인 15,000명을 감축하고 자회사의 수도 청산 매각을 통해 57개사 (현재 110개사) 로 줄이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한편 일본항공의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일본항공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공적자금 지원이 예상됨에 따라 경쟁사인 전일공수(ANA)의 불편한 속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본항공 재생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는 전일공수(ANA)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일공수(ANA)의 이토 사장이 국토교통성을 찾아 일본항공 공적자금 지원에 대한 불편한 우려를 표명했다. 거액의 공적자금을 통해 각종 덤핑 판매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장 경쟁사인 ANA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것이 주된 우려다.

ana.jpg
전일공수(ANA)도 속내는 편치 않아..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이 부당하게 상품비용을 낮추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전일공수 이토 사장의 요청사항이다. 또한 국제선 노선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변화를 요구했다. 일본항공이 다량 보유하고 있는 국제선 노선을 일본항공 구조조정에 맞춰 재분배해 줄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일본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제선 항공사 1사'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어떤 회사든지 능력만 있으면 국제선, 국내선 가리지 않고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본주의 원칙이라는 점이다. 이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정부 주도의 일본항공과 전일공수 국제선 통합 의견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항공의 재기 노력이 어떤 식으로 열매를 맺을지 대단히 궁금하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중단거리 중심의 항공사로 재편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적어도 '일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일본 대표 항공사를 군소 항공사로 전락시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델타아메리칸항공 등 외국 항공사의 제휴를 거부하고 막대한 일본 공적자금을 통해 재생시키려는 모습에서 그 의도는 명확해진다.

이렇게 예상한다면 전일공수(ANA)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공정한 시장 경쟁을 통해서라면 무서울 것 없다는 ANA 지만, 정부의 힘을 빌어 덤핑이나 할인 등으로 시장을 왜곡시킨다면 ANA 역시 부담을 떠 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항공의 몰락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무한 경쟁시대에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는 기업은 세계 1위 기업일지라도 언제든지 도태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 기업들도 '설마'가 가지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자기 혁신의 기회를 놓친 일본항공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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