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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제트 여객기, 사고로 얻은 '피(Blood)'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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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 1949년, 사상 최초 제트 여객기 de Havilland Comet
  • 경쟁 기종 압도하는 속도와 쾌적성을 자랑했지만, 압력 차이로 인한 기체 피로 간과
  • 기체 피로와 사각형 창의 구조적 약함으로 인해 세 차례 대형 사고 발생

현재 항공 교통에서 여객기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한 제트 여객기를 의미한다.

프로펠러 비행기는 소형 개인용 비행기나 스포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을 뿐 대규모 이동 수단으로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프로펠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스터빈을 기반으로 한 터보프롭 엔진 정도가 50-100인승 항공기에 채용되고 있으며 100명 이상 항공기 대부분에는 터보제트(터보팬) 엔진이 사용된다.

터보제트 엔진은 가스터빈 엔진을 항공기의 주 동력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데서 시작되었다. 1928년 영국 왕립 공군사관학교 생도였던 프랭크 휘틀(Frank Whittle)은 가스터빈 엔진을 항공기 추진 동력으로 사용하자는 논문을 썼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1930년 세계 최초의 터보제트 항공기 엔진 특허를 받고 1937년 4월 12일 첫 터보제트 엔진 테스트에 성공했다.

휘틀은 연구 개발을 거쳐 1941년 W-1 엔진을 장착한 Gloster E.28/39 비행기로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1943년(3월 5일)에는W-2 엔진을 개발해 Meteor 쌍발 비행기의 동력으로 사용함으로써 본격적인 터보제트 엔진 시대를 열었다.{1}

 

de_Havilland_Comet_1.jpg
de Havilland Comet (사각형 창문)

 

2차 세계 대전이 종료되면서 영국에서 개발된 여객기에 터보제트 엔진 채용이 검토되기 시작했고 1949년 7월 27일 de Havilland Comet 항공기가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하면서 사상 첫 민간 상용 제트 항공기가 되었다. 이 항공기는 BOAC을 통해 1952년 상업 비행을 시작하며 1964년까지 총 114대 생산되었다.

2차 세계 대전으로 앞선 터보제트 엔진 기술을 가졌던 독일이 패망하면서 미국, 소련 등은 독일 기술자들을 휩쓸어 영입했다. 이로 인해 영국은 다소 뒤처진 터보제트 기술력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개발된 원심식 터보제트 엔진은 출력이 약해 축류 방식으로 전환해야 했지만 기술개발이 늦어지면서 기존의 고스트(Ghost) 엔진을 채용할 수 밖에 없었고, 엔진을 양쪽 날개에 각각 두 개씩 장착해 낮은 출력을 보완했고, 현대의 제트 항공기 엔진처럼 날개에 메다는 형태가 아닌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날개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이렇게 탄생한 de Havilland Comet 항공기는 영국의 자존심이었다. 길이 28.35m, 윙스팬 35m 크기로 터보제트 엔진 4개를 장착하고 객실 여압장치를 갖춘 36인승 최첨단 여객기였다. BOAC은 당시 황금노선이었던 런던-로마-베이루트-카르툼-엔테베-리빙스턴-요하네스버그 구간에 사상 최초로 제트 여객기를 취항시키면서 소요시간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인 23시간으로 단축했다.

 

당시 경쟁기종이었던 여타 피스톤 엔진을 사용한 프로펠러 항공기보다 비행속도가 2배 빨라진 것은 물론 엔진 진동 등이 감소해 발군의 쾌적성을 보였다. 또한 고고도를 비행하면서 날씨 영향을 덜 받아 결항률이 감소했고 정시성 면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de_Havilland_Comet_2.jpg
항공사고 이후 개량된 de Havilland Comet

 

하지만 de Havilland Comet 항공기는 불운의 항공기였다. 여압장치를 장착해 고고도를 비행하게 되면서 저고도/고고도의 압력 차이로 수축/팽창이 반복되자 기체 피로가 누적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사각형으로 설계된 항공기 창(Window) 모서리 부분에 부하가 급증해 균열이 발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Comet 항공기는 세 차례 대형 항공사고(1953년 5월 2일 43명, 1954년 1월 10일 35명, 4월 8일 21명)를 일으켰고 원인이 미처 예상치 못한 설계 미흡으로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항공기 창문 형태는 부하를 가장 적게 받는 원형으로 바뀌었다.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특히 한 번의 사고로 수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항공분야에서는 그 발전이 '피의 역사'로 만들어진다라고 할 만큼 적지 않은 사고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 de Havilland Comet 항공기는 사상 최초의 제트 여객기라는 명예는 얻었지만 인간이 미처 예상치 못한 시행 착오의 실험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Comet은 항공기 디자인, 형태 등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 항공여행의 확대와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항공기라 할 수 있다.

 


  1. ^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도 제트 추진 엔진 연구가 진행되었고 오하인(Hans von Ohain)은 독자 터보제트 엔진을 개발해 1939년 8월 27일 Heinkel He 178 시험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초 제트 비행기라는 타이틀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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