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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는 사람보다 더 다이어트에 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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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자동차를 처음 가져 본 게.. 그러니까 10년도 훨씬 전이다.

직장이 집에서 조금 멀다는 핑계, 그리고 출근 시간이 새벽, 밤 일정치 않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졸라 소형차를 하나 장만했다.

자동차가 굴러간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해서 날마다 차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군대에서 많이 보던 구호같다 ㅋㅋ) 차 내부에는 이것저것 달아 놓고 예쁘게 꾸미고 몰고 다녔다.

"자동차 세차하는 데 사용할 세차 헝겊"
"광내는 데 왁스도 필요하지 그럼.."
"윈도 와셔액, 언제 떨어질 지 모르니 이것도 한병 챙겨 놓고.."

 

그렇게 하나 둘씩 물건을 차에 싣다 보니 일년에 한두번 쓸까 말까한 것까지 가득(?) 채워 넣고 다녔던 기억..

아마 다들 이런 비슷한 경험들을 했거나 아마 하고 있을 것같다.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 때문에 말이다.

요즘 기름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자가용 운전자들은 연료값이 비싸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면서도 자동차는 계속 늘어가는 건 아이러니.. 비싸도 굴릴만 한 거겠지? ^^)

 

연료 추이

 

 

그래서 알뜰 운전자들은 가능한한 연료값을 줄이려 애를 쓴다. 물론 물리적으로 자동차를 덜 몰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어쩔 수 없이 운전하고 다녀야 하는 경우엔, 안정적인 운전습관이나 경제 속도를 지켜 운전하는 것이 연료 소비량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서 자동차에다 불필요한 것을 넣지 않음으로써 자동차의 무게를 줄여 연료 소모량을 줄일 수도 있다.

자동차에서 불필요한 물건을 제거하여 무게를 20kg 줄이면 100km 마다 약 0.3리터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한번 연료를 넣고 300km 정도 주행한다고 하면 약 1리터의 연료가 절약되니 10여km 정도는 더 달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땅위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도 그럴진대 하물며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즉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면 연료소모량이 줄어들게 되고 아울러 항공기가 가벼워지면 이착륙 속도, 거리가 감소되며 순항(비행) 속도가 빨라지는 등 안전운항에도 도움이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질소, 탄화수소 같은 공해물질을 덜 배출하게 됨으로써 환경 보호에도 일조를 하게 된다.

그러면 (민간) 항공기는 그 무게가 증가함에 따라 얼마만큼의 연료를 더 소비할까?

 

추가 무게 100kg 에 40kg의 연료가 필요해..
추가 무게 100kg 에 40kg의 연료가 필요해..

 

항공기의 기종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개 추가 중량에 대한 항공기 연료소모율은 시간당 약 4% 정도다.

즉 불필요하게 중량 100kg 이 더 실린다면 1시간에 약 4kg 정도 연료가 추가로 소모된다는 뜻이다. 만약 비행시간이 10시간이라면 불필요한 중량 100kg 무게를 실어나르기 위해 40kg의 연료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 된다.

 

28 달러

조금 무거운(? ^^;;) 성인 한 사람을 태우고 서울에서 미 서부까지 10시간 정도 비행한다면 40kg 정도의 연료가 추가로 소모되니 40kg 을 갤론으로 환산하면 약 13.2갤론이 된다.

2007년 7월 현재 항공유 단가가 갤론(Gallon) 당 미화 2.15달러(수수료 포함) 정도라고 하면 성인 한 사람을 실어 나르는데미화 28달러 정도 연료값이 더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항공사의 운영 비용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와 연료비다. 서비스 산업이다 보니 사람이 많이 필요한 특성과 함께 항공기를 하늘에 띄우기 위해 소모되는 연료비의 구성이 항공사의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항공사는 항공기에서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려 갖은 안간힘을 쓴다.

그러면, 항공기에서 불필요한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곳은 어디에 있을까?


먼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연료 부분이 있겠다.

상식적으로 자동차에 기름을 주입할 때도 가득 채우는 것보다 1/2 내지 2/3만 채우는 것이 연료 소모가 적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즉 연료 자체의 무게가 연료를 더 쓰게 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다.

비행계획 단계 (항공기가 날아가는 길, 고도 등을 설정하는 단계) 에서 가장 단거리 항로를 사용하고 적정 높이의 고도로 비행하게 함으로써 연료 소모량을 줄일 수 있으며 추가 연료탑재량으로 인한 2차 연료 소모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항공기 출반 전에 연료를 얼마나 넣을 것인가 계획할 때 예상되는 승객의 수, 화물의 양을 정확하게 산출하여 예상했던 무게와 실제 무게와의 차이를 줄인다면 불필요한 연료를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계획보다 중량이 많아진 경우, 추가 연료탑재 등의 조치 없이는 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연료계획 담당자 뿐 아니라, 예약부문이나 공항 현장의 탑재관리 담당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컨테이너 무게를 줄여..

다음으로 기내용품을 경량화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현재 국제선 일반석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Chinaware 식기를 1회용 식기로 교체할 경우 개당 250g에서 7g으로 줄일 수 있으며, Wine Glass도 1회용 사용 시 개당 90g에서 8g으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B747 기준 138Kg 경감)

단, 1회용 사용의 경제성과 서비스 품질 유지가 전제되어야만 하겠지. 또한 기내에서 승무원의 음식 서비스 등에 사용되는 Cart를 경량화하고, Potable Water(음료) 의 과다 탑재를 억제하고 기내 잡지 탑재량 등을 줄임으로써 또한 항공기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그 밖에, 위탁수하물, 화물 및 우편물 등은 소형 항공기의 경우에는 그냥 낱개 형태로 탑재하지만, 중대형 항공기는 별도의 ULD (Unit Load Devices) 라고 하는 컨테이너에 넣어서 운반한다. 그런데 이 컨테이너의 무게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무거워 125kg 에 달한다. 이 컨테이너를 90kg 정도의 경량 컨테이너로 바꿀 경우 편당 약 560 kg의 중량(B747-400 평균 16개 사용 기준)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몇 가지 무게 경감 노력을 알아보았다. 이 중에는 이미 적용해서 실행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앞으로 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만약 항공기 1편당 100kg 의 무게를 줄인다면 년간 어마어마한 금액이 절감액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1년에 약 500,000 시간의 비행시간을, 아시아나가 약 250,000 시간 정도 비행시간 운항을 한다고 가정하면 년간 각각 미화 1,400,000 달러 (13억원), 700,000 달러 (6억5천만원) 정도가 절감되는 것을 의미한다. 편 당 100kg 정도, 조금 무거운 성인 한 사람의 무게 정도만 줄여도 말이다.

 

항공사에 있어 연료비는 전체 비용 중 절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항공사는 시시각각 변하는 유가의 동향을 늘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며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항공권 값과도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기름값이 요즘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항공여행을 하는 여행객에 부담이 커지겠지만 그에 반비례해서 항공사의 이런 다양한 항공기 다이어트(?) 노력은 결과적으로 항공 승객들의 비용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 ^

 

문제 : "나 한 사람(60kg) 태우고 서울에서 LA 까지 날아가는 데 연료가 얼마만큼 더 들까?"

정답 : "24kg 정도의 연료가 더 소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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