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미국 항공편 취소율 급증 진짜 이유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마래바2014.06.02 13:02Views 2055Votes 1Comment 0

올해 1분기 미국 항공사들 운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계획된 항공편 중 4.58%가 도중에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00편 중 5편 정도가 비행하지 않고 취소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 20년 간 기록 중 가장 많은, 높은 취소 점유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결항편이 증가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계획된 항공편 수가 증가해서? 아니면 무성의한 편성이 원인?

여러 불가피한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쉽게 취소시켜 결항편이 증가하는 이유를 다른 데서 찾는 전문가들도 있다.

다름아닌 미 당국이 몇년 전부터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새롭게 신설해 적용하고 있는 타막 딜레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타막 딜레이(Tarmac Delay)란 승객을 모두 태우고 실제 항공기가 이륙할 때까지 지체되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미국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3시간 (국제선은 4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되는 경우 승객에게 적절한 주기로 안내를 제공해야 하며 승객이 하기를 원하는 경우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항공사에게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그 벌금이 어마어마 할 정도로 크다는 데 있다. 승객 1인당 최고 27,000 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항공소식] 아메리칸이글항공, 타막 딜레이(이륙지연)로 사상 처음 벌금(2011년) 
[항공소식] 유나이티드항공, 항공기 타막 딜레이로 13만 달러 벌금(2013) 
[항공소식] 유나이티드항공, 타막 딜레이로 백십만 달러 벌금(2013년)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들은 불가피하게 타막 딜레이가 발생해 3시간을 초과할 가능성이 보이면 더 지체해 운항하는 것보다 차라리 취소해 버리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타막 딜레이 벌금 무서워 결항?
항공사의 고민, 가? 취소해?

타막 딜레이를 두고 미 항공당국의 바람이 항공 소비자를 위한 것이었다지만, 실제 승객 입장에서는 어떨까? 물론 장시간 기내에서 대기하는 것이 불편하고 답답하기는 하겠지만, 한 시간 더 기다려서 출발할 수도 있었던 항공편이 항공사의 벌금 회피 목적으로 결항(Cancel)이라는 방안을 선택해 버린다면 승객들은 내려서 다른 대체 항공편을 찾거나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 항공당국이 이 타막 딜레이(Tarmac Delay) 규정을 제정한 이유는 항공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서였지만, 지나친 규제와 고압적인 벌금은 오히려 항공 소비자에게 불편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오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 항공교통을 주도하는 미국에서 이런 정책이 나오고 나서 다른 여타 대륙과 나라들에게도 유사한 정책이 서서히 퍼져 나가고 있다. 당장 중국만 해도 이 타막 딜레이를 규제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기존에 해 왔던 발자취를 본다면 예외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의 권익을 생각한다는 것이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저비용항공사에게 환불 강제토록 한 전례를 비추어 봐서는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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