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소비자 불만, 저비용항공이 더 많다? 오해 한가지

마래바2015.12.23 17:26Views 804Votes 3Comment 0

며칠 전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국내외 항공사들 가운데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은 항공사는 필리핀의 에어아시아제스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탑승객 10만 명당 소비자피해 구제를 신청한 건 수가 무려 22건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반면에 국내 항공사들은 대부분 그 규모가 작아 가장 많은 곳이 제주항공으로 탑승객 10만 명당 0.64명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항공사(저비용항공을 포함)들은 외국 항공사에 비해 소비자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외국 항공사들보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적게 주고 있는 것일까? 정확한 수치로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심정적으로 이 부분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는 왠지 어딘가 부족하고,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 우선 모든 탑승객을 기준으로 했다는 것

조사 대상 항공사들 모두 탑승객을 기준으로 했다지만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국내선 탑승객까지 포함했다는 것은 비교 대상이 적절치 않다. 우리나라 국내선 불과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구간으로 특별한 불만이 생길 여지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대상 외국 항공사들의 탑승객은 전부 국제선 기준이다. 

만약 비교를 했어야 했다면 우리나라 항공사들 역시 국제선 탑승객 실적을 기준으로 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발표한 수치보다 우리나라 항공사들 소비자피해구제 신청건수 비중이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complaint_1.png

 

 

2. 저비용항공사 불만이 더 많다?

분석 결과를 보면 저비용항공사들의 불만 비중이 높은 것처럼 나타나 있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무려 21.86건, 에어아시아 16.36건, 제주항공 0.64건, 이스타항공 0.57건 등 외국과 한국에서 각각 저비용항공사가 전부 불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오해가 담겨져 있다. 이 분석 자료는 단순히 불만이 많다로 보기 보다는 항공사로부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소비자피해를 구제해 달라고 한 수치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불만이 발생했을때, 일반 항공사들은 그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비교적 적극적이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그 특성상 환불, 여정 변경, 수수료 등에 대한 불만 제기는 원천적으로 접수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 항공사를 이용한 고객 중에 항공사에서 해결 안된 일부분의 불만이 소비자원 구제신청으로 연결되는 반면, 저비용항공사의 경우에는 자체 해결이 거의 안되니 불만 대부분이 구제신청으로 직행할 수 밖에 없다. 즉, 제주항공의 0.64건과 아시아나항공의 0.21건을 같은 선상에 놓고 불만이 많고 적음을 비교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3. 외국 항공사는 엉망이다?

소비자피해구제 건수, 비중만 보면 외국 항공사가 높게 나타난다. 서비스 품질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다른 데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외국 항공사들의 한국 내 서비스 망은 부족하거나 취약하다. 따라서 불만이 생겨도 국내에서는 마땅히 처리해 줄 적당한 이의 제기 창구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2번 내용과 마찬가지로 외국 항공사에 불만이 생기면 곧바로 소비자원으로 구제신청을 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complaint_2.png

 

외항사 구제신청 현황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항공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품질이 낮다고 평가되는 일본의 저비용항공사, 피치항공이 외국 항공사 중에서 그나마 나은 현황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들리는 풍문과 실제와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인가? 아니면 피치항공에 불만이 있다 해도 워낙 악명이 높아 소비자원 구제신청을 한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으니 지레 포기하고 구제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인지..

 

저비용항공사가 불만이 더 많을 수도 있고, 외국 항공사가 서비스 품질이 더 낮다고 세간의 평으로 가십거리처럼 가볍게 이야기 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겠으나, 이를 수치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기사화할 때는 객관적이고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저비용항공사 #항공사 #외항사 #LCC #FSC #소비자원 #구제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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