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항공상식

Flying

'일출 두 번' 사상 최장시간 32시간 비행 노선

고려한2018.12.22 20:13Views 1414Votes 7Comment 0

  • 콴타스, 2차 대전 중 적대국 일본 지배력 확장 때문에 장거리 직항 불가피
  • 승객 수 제한하고 보조 연료통 달아 항속거리 거의 두 배 늘려
  • 퍼스-콜롬보 노선 최소 28시간 비행이지만 32시간을 넘긴 적도
  • 일출을 두 번 본다고 해서 'Double Sunrise' 별명

항공여행에서 장거리 비행이라고 하면 대략 10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를 말하곤 한다.

하루의 거의 절반을 좁디 좁은 비행기 안에서 생활(?)하려니 이만 저만 불편한게 아니다. 

최근 싱가포르항공이 약 1만5천 킬로미터 거리를 19시간 비행하는 싱가포르-뉴욕 노선을 재개하면서 세계 최장거리 상용 항공 노선이 되었다.

[항공소식] 세계 최장거리 19시간 항공편 싱가포르항공 카운트다운(2018/10/11)

 

sq_flight.jpg
세계 최장거리 노선 운영 중인 싱가포르항공

 

지금까지 재급유없이 최장거리를 비행했던 상용 항공편은 콴타스항공이 가지고 있다. 1989년 B747-400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이벤트가 필요했던 콴타스항공은 영국 런던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약 1만8천 킬로미터 거리를 20시간 넘게 비행하면서 최장거리 논스톱 상용 비행편을 기록했다.

[항공상식] 재급유없이 최장거리, 최장시간 날았던 비행기/비행편은?
[항공상식] 항공기는 몇 시간 동안이나 하늘에 떠 있을 수 있을까?

 

그러면 상용 항공편으로 20시간 비행이 최장시간 비행일까? 아니다. 자그마치 30시간 내외를 비행한 항공편이 있었다. 그것도 한 두번의 이벤트성 비행이 아니라 상용 정기노선이었다.

영국은 1940년대 캐나다, 아프리카 일부와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은 물론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일부, 그리고 호주를 영국령으로 두면서 말 그대로 해가 지지않는 나라라는 말을 방불케 하는 위세를 과시했다.

이런 영국과의 교류가 중요했던 호주는 1943년 중요한 기로에 섰다.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적대국이었던 일본의 영역이 동남아시아 대부분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었다. 호주는 당시 항공편으로는 싱가포르 등 인근 동남아시아 지역을 경유, 연료를 재보급받고 인도 등을 거쳐 영국으로 비행하는 루트였지만 일본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더 이상 동남아시아 지역을 경유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double_sunrise.jpg

 

호주 콴타스항공이 고민 끝에 만들어낸 아이디어는 퍼스에서 스리랑카 남부를 직접 경유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4천 마일(6440킬로미터)에 달하는 비행거리였다. 지금이야 A330이나 B777 항공기로 쉽게 비행할 수 있는 거리지만 당시에는 승객을 태운 상용 비행기로는 도저히 비행할 수 없는 거리였던 것이다.

콴타스항공이 운용하던 수상 비행기 PBY-Catalina는 항속거리가 보통 2천5백 마일 정도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4천 마일 비행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콴타스는 필수 부품, 물품 등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무게를 최대한 줄였다. 그리고 장시간 비행할 수 있도록 보조 연료통을 장착했다. 탑승객은 3명으로 제한했고 약 70킬로그램 우편물만 탑재하고 비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항공기는 퍼스(Perth)를 출발해 자그마치 최소 28시간을 날아 스리랑카 콜롬보에 도착했다. 순수 비행시간이 하루를 넘기면서 이 비행편은 때로는 비행 중 일출(Sunrise)을 두 번이나 경험하게 되었고 'Double Sunrise Flight'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전쟁 기간 중 콴타스는 이 노선에서 271회 운항했고 648명 승객과 약 4천 파운드 우편물(화물)을 수송했다. 이 노선 통상 비행시간은 28-30시간 정도였지만 32시간 9분 걸렸던 비행편도 있었으며 현재 상용 항공편으로 가장 오랜시간 비행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32시간 비행하는 동안 승객 3명은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해가 뜨는 광경 두 번 보는 것이 비행 중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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