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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항공기도 때로는 초음속 비행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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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지금은 해 본지도 오래된 달리기 중의 하나가 100m 경주다. 내 최고 기록은 기껏 13초 중반대다.  잘 달리던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12초대도 있었는데 불과 1초 차이지만 거리상으로는 꽤 큰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최고기록이라고 하는 13초대도 사실 뒤에서 바람이 불어 줄때나 가능하지, 맞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기록은 형편없어지곤 했다.  지금이야 20초 안에만 달리면 다행일 정도가 되버렸지만.. ㅠ.ㅜ

B777 이나 A340 같은 민간 제트 항공기들의 비행 속도는 보통 시속 700-900km에 달한다. 800km라고 한다면 초속 200미터가 넘는 엄청난 속도지만, 이런 항공기도 바람에는 아주 약하다. 맞바람을 뚫고 비행하느냐 뒤바람을 타고 날아가느냐에 따라 같은 거리일지라도 비행시간은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제트기류에 의한 영향이 그것이다.

항공상식 비행기도 때로는 무임승차.. (제트기류)

최근 발생한 에어프랑스 447편 사고는 아직까지 블랙박스도 찾지 못한 상태여서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만 최초에 사고 원인으로 언급된 것 중의 하나가 속도 측정계 비정상 작동이었다.  이 때문에 에어프랑스 조종사들이 해당 속도 측정계를 교체하지 않으면 비행할 수 없다고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속도계 비정상 작동으로 현재 속도를 측정할 수 없게 되면 자칫 항공기 동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 속도를 초과해도 알 수 없다. 만약 이런 상황에 다다르면 기체에 균열이 생기는 등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그럼 비행기가 날아가는 속도를 측정하는 장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피토(Pitot)라고 불리는 속도 측정계와 GPS 등을 이용한 속도 측정 방법이다.

 

pitot.jpg
속도 측정계인 피토(Pitot) 와 측정 원리

 

피토(Pitot)라고 하는 속도계는 항공기 기수 전면부의 아래 쪽에 대롱형의 공기 흡입구 형태로 달려 있는데 이곳을 통해 흡입된 공기의 흐름을 압력으로 환산해 속도를 측정하는 장비이며, GPS로는 잘 알다시피 일정 구간의 이동 거리를 비행한 시간으로 환산해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둘이 측정하는속도 개념에는 차이가 있다. 항공기 속도를 나타내는 표현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지상속도(Ground Speed, 지면속도) 라고 하는 개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중속도(Air Speed, 대기속도) 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Ground Speed는 항공기가 실제 이동한 거리를 지상거리로 환산해서 표현한 것으로 자동차가 지상에서 바퀴가 굴러간 만큼 미터기에 표시되는 거리 수치와 같은 개념이라고 한다면 Air Speed는 항공기가 날아가는 동안 공기 흐름을 측정해 나타내는 속도 개념, 상대 속도라 할 수 있다.

 

airspeed
공중속도(대기속도) 개념

 

예를 들어 항공기가 지상속도 시속 700km로 비행하고 있는데, 정면에서 맞바람이 시속 100km 속도로 불어오고 있다면 단순 계산으로 해당 항공기의 대기속도(Air Speed)는 800km로 생각할 수 있다. 똑같은 엔진 추력으로 비행해도 통상 1000피트 상승할 때마다 공중속도는 2% 정도 빨라진다고 한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공기 밀도가 옅어지고 그만큼 저항을 덜 받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공중속도는 지상속도에다가 바람 속도(압력)를 가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 궁금증이 생긴다.

왜 대기속도, 지상속도를 구분해가며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간단하게 지상속도만 계산하면 되지 굳이 대기속도라는 개념까지 만들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항공기가 비행하는 동안에는 지상속도 개념보다는 대기속도의 개념의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기속도는 결정적으로 연료량을 결정한다. 조금은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항공기가 정면에서 불어오는 시속 400km 짜리 맞바람을 뚫고 날고 있다면 항공기의 공중속도는 최소한 시속 400km 이상일 것이나 지상속도는 0km가 될 수도 있다. 즉 항공기는 분명 하늘을 날고 있음에도 지상에서 보기에는 전혀 전진하지 못하고 공중 한 지점에 붕 떠 있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실제 (지상) 비행거리는 0km지만 항공기는 연료를 소모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단순하게 지상거리 얼마만큼 날아 가는데 얼마만큼의 연료가 소모된다라고 계산하는 게 아니라, 얼마만큼의 공중속도로 몇 시간 동안 비행하느냐에 따라 연료 소모량이 계산된다. 항로 상의 바람 속도, 방향 등을 감안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연료가 소모되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속도를 감안하지 않으면 항공기 연료소모량을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없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항공기가 현재 날고 있는 대기속도를 측정할 수 없을 경우 자칫 무리한 속도, 즉 항공기 동체가 견딜 수 있는 압력 한계를 초과해 비행해도 조종사는 이를 알 수 없다. 에어프랑스 447편 사고 원인이 어디 있는 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속도계 이상을 원인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한계 속도를 넘어 비행하다가 항공기 동체에 균열이 생겨 결국 추락한 것 아니겠느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대기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실속(失速)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항공기가 공중을 날기 위해서는 양력(Lift)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이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일정한 속도가 필요한데 이 속도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실속(Stall)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속도는 지상속도가 아닌 대기속도에서 측정해야 하므로 GPS에 의해 측정된 지상속도 보다는 피토(Pitot)에 의해 측정된 대기속도가 일정 속도 이하로 떨어지는 지 확인해 실속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조종사들은 지상속도보다는 대기속도에 더 관심을 가지고 비행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상속도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민간 항공기들은 승객을 실어 나르는 임무가 있으며 고객들에게 자신이 탄 항공기가 언제 몇 시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지 안내해야 하기 때문에 지상속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supersonic
때로는 일반 여객기도 초음속 비행기가 될 수도....

 

통상 시속 1,000km를 초과하면 음속을 돌파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지금은 퇴역한 초음속 비행기(SST콩코드가 아닌 일반 제트 항공기도 때로는 시속 1,000km를 넘어서는 경우가 없지는 않은데 이 때의 속도는 바람, 즉 뒷바람의 영향이 더해진 지상속도(Ground Speed)라고 할 수 있다.

100미터 경주에서 뒷바람이 일정 강도 이상 불면 훨씬 좋은 기록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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