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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항공기 이륙 취소,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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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한
  • 비행기 이륙에 온도는 지대한 영향을 줘

  •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비행기 이륙 못해

요 며칠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지역은 폭염인 모양이다. 

낮 최고 온도가 50도에 이르렀다고 하니 가히 '살인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관련 기사를 보니 이 더위 때문에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스카이하버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아메리칸항공 50편이 결항되거나 지연되었다. 기사에 따르면 해당 공항에서는 47도를 넘어가면 항공기 이륙이 어렵다고 되어 있다.

항공기, 비행기가 이착륙하는데는 여러가지 방해 요소들이 있다. 바람에서부터 시정, 활주로 길이나 경사도, 조종사 경력 등인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대기) 온도다.

항공상식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데 방해하는 것들(2010/7/19)

 

▩ 온도가 비행기 이륙을 방해한다?

이 온도라는 것이 어떤 현상을 불러오길래 항공기가 이륙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것일까?

비행기가 이륙하는데 필요한 양력은 공기의 밀도(단위 면적당 공기의 양)에 영향을 받는다. 밀도가 높을 수록 양력이 많이 발생한다. 즉 공기 밀도가 높으면 비행기가 훨씬 더 쉽게 공중으로 뜰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공기의 밀도는 대기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즉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는 팽창되어 밀도는 옅어진다. 단단한 나무토막이 아니라 중간 구멍이 숭숭 뚫린 스폰지처럼 되는 것이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공기의 밀도는 증가한다. 밀도가 증가하면 비행기 날개에 부딪히는 공기의 충격이 커지고 그만큼 양력은 더 많이 발생하므로 비행기 이륙이 훨씬 수월해지는 것이다.

단순히 비행기 동체에서 발생하는 양력의 양뿐만 아니라 최근의 항공기는 대부분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하므로 흡입되는 공기의 양에 따라 출력(추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기의 밀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항공기(비행기)는 온도, 활주로, 엔진 추력, 이륙 고도 등을 복합적으로 계산히 항공기 이륙 가능 무게(이륙중량)를 산출한다. 무게가 지나치게 무거우면 예상했던 이륙 활주거리가 길어져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온도는 비행기가 이륙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주는걸까?

아래 표는 어떤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의 온도, 고도에 따른 필요 활주거리를 나타낸 것이다.

 

takeoff_chart_4.jpg

이륙 활주로의 대기 온도가 0도일때는 이륙하기까지 745피트가 필요하지만 40도일때는 995피트의 활주가 필요하다. 40도까지 온도가 높아지면 비행기는 이륙하는데 약 30% 이상 활주거리를 더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 온도 뿐만 아니라 활주로 높이(고도)도 이륙에 영향을 준다

또한 위 표에서 또 볼 수 있는 것은 이륙 장소가 대기 온도가 0도이고 해면 고도(Sea Level)일 때는 745피트 이륙거리가 필요하지만 백두산 정도 높이의 8천피트에서는 1560피트의 활주거리가 필요하다. 활주로 표면이나 바람, 비행기 성능이 똑같다는 전제 하에 이륙 필요거리가 두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높이 올라갈 수록 온도가 낮아지고 고도에 따라 공기 밀도가 훨씬 옅어지기 때문이다.

 

takeoff_chart_3.gif

일반적인 공항 활주로 길이가 3천미터 내외인 반면 해발 4,334미터에 위치한 방다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무려 5,500미터나 되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야딩공항(해발 4,411미터) 활주로 길이를 4,200미터로 조성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항공상식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공항은?(2009/11/10)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대부분의 공항은 상용 항공기가 충분히 안전하게 이착륙하도록 활주로 길이 등을 조성하지만 극악의 조건까지 감안하지는 않는다. 극악의 환경까지 감안하려면 활주로를 더욱 길게 조성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공항, 활주로 등을 건설하게 된다. 앞에 언급된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공항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던 것이다. 참고로 너무 추워도 공기 밀도는 감소한다.

항공 해프닝 너무 추워 착륙하지 못하고 다른 공항으로 회항(2012/12/14)

 

 

▩ 지상에서는 공기 고밀도가, 고고도에서는 저밀도가 좋아

자, 그럼 비행기 운항에 있어서 공기의 밀도는 무조건 높은 것이 좋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공기의 밀도가 높아야 좋지만 일단 일정 고도(순항고도)까지 상승하면 그때부터는 충분한 비행속도로 양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의 밀도가 낮은 편이 오히려 비행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높은 공기 밀도로 인한 항력, 좀 더 쉽게 얘기하면 맞바람이 적어져 훨씬 쉽게 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민간 상용 항공기가 3만에서 4만피트 정도의 높은 고도까지 굳이 꾸역꾸역 올라가 비행하는 이유다. 그 고도에서 공기밀도가 가장 낮기 때문이다. 2·3백미터 높이에서 아무리 빨리 비행해 봐야 시속 800-900킬로미터(지상속도 기준) 속도를 내지는 못하지만 공기 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는 이를 가능하게 한다.

 

air_density.jpg
고도 3만5천피트 이상에서 공기 밀도 낮아 최적 순항고도

 

 

사람인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기본 원칙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때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는 것처럼, 비행기 역시 상황에 따라 항공기 성능이 달라지고 이착륙 조건, 비행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적절히(적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참고로 이런 이착륙 조건, 비행 조건, 항공기 성능 등을 고려해 비행계획을 세우는 직업이 운항관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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