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항공기내 수칙 안전비디오 '마케팅'과 '안전' 사이

쥬드2019.11.04 20:20Views 234Votes 4Comment 0

  • 기내 안전수칙 안전비디오, 최근 마케팅 툴로 흐르는 측면 강해져
  • 본래 목적을 잃은 안전비디오, 오히려 안전 장애 초래할 수 있어
  • 재미와 관심을 끌면서도 안전수칙 전달이라는 목적 잃지 말아야

항공기에 탑승하면 제일 먼저 접하는 것이 있다.

물론 승무원의 밝은 미소에 곁들인 인사다 ^^.. 하지만 항공기 출발을 앞두고 접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내 안전수칙 안내다.

저비용항공사들과 같이 좌석 스크린이 장착되지 않은 경우 승무원들이 직접 안전데모(안전시범)를 몸으로 시연한다. 수하물은 어떻게 두고 비상구 위치는 어디며, 산소마스크는 이렇게 착용한다 등등이 그것이다.

반면 좌석 스크린이 있는 항공기에서는 대부분 동영상(비디오)을 통해 기내 안전수칙을 알려준다. 기내 안전비디오가 그것이다. 

안전을 위해 필수 시행사항인 안전데모 혹은 안전비디오 상영이 언젠가부터 마케팅 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몸으로 시연하는 승무원들은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보여줄까 우스꽝스런 포즈나 동작을 서슴지 않고 안전비디오에는 '재미'라는 요소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모두가 승객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 확실한 안전수칙을 전달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재미있는 안전데모나 안전비디오가 화제가 되면서 항공사들은 저마다 이를 마케팅 툴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내에서만 보여주던 안전비디오가 어느덧 유투브 등 인터넷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항공사들은 저마다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고 화제를 모으는 안전비디오 제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안전비디오를 마케팅으로 가장 잘 활용하는 항공사를 들라면 단연 뉴질랜드항공을 빼 놓을 수 없다. 승무원들의 누드 바디페인팅 안전비디오를 시작으로 화제성이 큰 안전비디오를 잇달아 선보였고 단순히 안내 비디오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블록버스트 영화 못지 않은 품질로 반지의 제왕 등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뉴질랜드항공의 경우 안전비디오가 거의 매년 새롭게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지금은 알래스카항공으로 합병되었지만 미국 버진 아메리카 같은 경우에는 안전비디오를 흥겨운 한 편의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공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계 항공업계에는 안전비디오가 더 이상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기를 자주 이용하고 안전수칙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흥겨운 안전비디오를 이해할 수 있지만 경험이 적은 경우 이 안전비디오가 안내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잡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분히 최근 항공사들의 안전비디오를 보면 '안내'라는 목적보다는 '관심 끌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항공기에 탑승하는 사람들이 모두 수십번 이용한 베테랑(?)이라고 보기 어렵고 어린이들로부터 연배가 있는 승객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이해층을 이런 류의 안전비디오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전수칙을 이해시키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흡연자에게 자제해 달라고 미안해 하면서 이야기 하기 보다는 왜 흡연하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확실하게 전달하고 단호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전비디오 역시 원래의 목적을 잃어서는 곤란하다. 물론 승객의 관심을 끄는 요소는 불가결하겠지만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4일) 대한항공이 십수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안전비디오가 화제다. 재미있고 흥겹다. 그동안 20세기에나 볼 법한 지루하고 낡은 분위기를 일시에 쇄신했으며 아이돌 그룹을 등장시켜 한 편의 뮤직 비디오처럼 만드는 등 대한항공의 변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대한항공의 새로운 안전비디오가 버진 아메리카 만큼 원래 목적을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안전수칙 내용 전달을 방해할 만큼 복잡하거나 산만하지도 않다. 하지만 아이돌, 연예인을 출연시킨 이상, 보는 사람의 관심은 내용보다는 이들에게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한류, 케이팝을 통한 한국 문화 확산 등 좋은 목적으로 이들을 섭외하고 출연시켰다 할지라도 '안전수칙 전달'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지장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뮤직비디오 같은 대한항공 안전비디오가 화제를 불러오게 되면 앞으로 나올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비디오가 경쟁적으로 마케팅 도구로 이용되기 쉽다. 그저 재미와 화제만 남는 안전비디오가 일상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노파심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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