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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80, 국내 착륙할 만한 공항 없다. (회항공항 선정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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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요 며칠 A380 항공기가 각종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름아닌 엔진 문제 때문인데, 엔진 성능에 문제가 생겨 콴타스항공은 물론 싱가포르항공까지 엔진을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심각했었던 모양이다.

국적사로는 대한항공이 내년 2011년부터 초대형 여객기 A380 항공기를 운영하기로 예정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사고가 생겨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대한항공 측은 문제가 된 엔진과는 다른 엔진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하늘 위의 궁전이라 불리는 초대형 여객기 A380

하늘 위의 궁전이라 불리는 초대형 여객기 A380

그런데 다른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현재 우리나라 공항 중에 A380 항공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공항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뿐이다.  워낙에 큰 덩치이다 보니 어지간한 공항에는 내릴 수 조차 없다는 것..

알려진 바로는 A380 항공기는 기존 B747-400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거리보다 최소한 15% 이상 더 필요하다.  최소한 활주로 길이가 2,800 미터 이상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건 최소한 조건이기 때문에 실제 권고사항에 따르면 3,350미터 이상 길이와 60미터 폭을 가진 활주로가 필요하다.

거기다가 A380 항공기는 그 크기와 무게만큼 주기장이나 유도로는 크기와 길이는 물론 활주로의 포장강도도 기존 여타 항공기보다는 더 강한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과 김포공항을 제외한 다른 공항에서는 A380 이착륙하기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려졌다.  얼마 전 국내 다른 공항을 실사해 본 결과 A380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ICAO 기준을 충족시킨 공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

어짜피 A380 이라는 초대형 항공기는 국제선에 투입될 것이니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만 이착륙할 수 있으면 되지, 다른 공항에까지 이착륙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A380 항공기가 인천공항 기상 때문에 김포공항으로 회항하고자 하지만 김포공항 역시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다른 공항으로 회항해야 한다.  이때 국내 공항에 이착륙할 수 없다면 일본 간사이나 중국 푸동 공항 등 주변 다른 나라 공항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A380 항공기가 이착륙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활주로를 증설하고 포장 강도를 개선해야 하는데 최소 수백억 원이 소요되며, 실제 올해 A380 항공기가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으로 회항한 사례가 한 번도 없어 효율성으로 볼 때 시설 보강은 무리' 라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김포공항 외엔 A380 이착륙할 공항 없어..

인천공항, 김포공항 외엔 A380 이착륙할 공항 없어..

하지만 이런 공항당국의 주장은 상당한 오류로 인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A380 항공기가 김포공항으로 단 한 건의 회항 사례가 없다라고 밝힌 것은 통계의 오류다.

무슨 소리? 

기상이 나쁘다는 것은 대부분 저시정을 의미한다.  저시정이란 안개가 짙게 끼어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착륙할 수 없게 되는데, 거의 99.9999% 대부분 아침에 낀다.

인천공항을 운항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은 인천공항 도착 시각이 오후 4시 경이다.  오후 4시에 안개끼는 것을 본 적 있는가?  이런 상황이니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김포공항으로 회항할 일이 없는 게 당연하다.  이런 통계를 가지고 회항한 적이 없으니 대책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럼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A380 항공기를 운영한다면 어떤 상황이 될까?

2014년까지 총 10대가 도입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하루에 한번 그것도 오후 4시에 도착하는 에미레이트 항공편과는 달리 새벽과 아침에 인천공항 도착하는 A380 항공편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만약이지만, 아침에 인천공항 도착하는 A380 항공기가 인천공항, 김포공항 안개 때문에 착륙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없다.  다른 나라 공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주변국인 일본의 간사이 공항이나 중국의 푸동(상해)공항으로 회항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까짓꺼 다른 나라로 회항하면 되지 뭐가 문제인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  항공기는 비행을 위해 연료를 탑재하는데 목적지 공항 외에도 비상 시에 다른 공항으로 회항할 때 사용하는 연료도 함께 탑재해야 한다.  이때 회항 공항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연료는 그만큼 많이 실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회항공항이 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매번 연료를 더 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럼 그 실린 연료만큼 연료 사용량은 늘게되고 결과적으로 비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공항 이착륙료, 주기료 등 해당 공항에 지불해야 할 추가 비용은 곧 외화 낭비로 이어진다.

또 한가지는 A380 항공기 운항 횟수가 증가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대형 항공기 B747 기종처럼 운항이 일반화될 시기가 올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많은 항공사가 인천공항 노선에 자사의 A380 항공기를 투입하고 싶어도 한국 내 마땅한 회항공항이 없어 곤란을 겪게 되면 결국 A380 기종 투입을 꺼리게 될 것이고 그만큼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마음 놓고 자유롭게 운항하기 힘든 인천공항...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게다가 김포공항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이착륙금지시간대(Curfew)가 있어, 새벽에 인천공항 도착하는 항공기는 애초에 김포공항을 회항공항으로 이용할 수 조차 없다.

그리고 국내 다른 공항으로 회항할 수 있다면 승객만이라도 지상교통을 이용해 귀가하거나 이동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 공항으로 회항해 버리면 꼼짝없이 그 비행기가 다시 운항할 때까지 발이 묶일 수 밖에 없다.

잘못된 통계 수치를 가지고 국내에 회항공항 필요없다고 국민을 호도할 게 아니라, 미래의 대한민국 항공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국내 지방공항에 A380 항공기가 회항할 수 있도록 시설 보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012.5.9 추가) 근 2년 만에 제주공항을 A380 이착륙 가능 공항으로 선정한다고 5월 9일 국토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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