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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능력 고려하지 않은 운수권 배분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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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 운수권 배분,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기준은 운항 능력
  • 정작 배분받은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은 정상적인 운항 능력 없어

지난달 부산 출발 중거리에 해당하는 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이 이루어졌다.

다수 항공사가 운수권 배분을 신청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게 각각 주7회 규모 운항할 수 있는 운수권을 부여했다.

복수 항공사가 경합을 벌일 때 운수권을 배분하는 기준이 있다. 안전성, 소비자 편의성, 운항 적정성, 항공사 경영 안정성 등을 평가해 높은 점수를 획득한 항공사에게 운수권을 배분한다. 국토교통부가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에 각각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이 배분한 것은 그 규칙과 평가지표에 따른 심사 결과에 따랐다는 것이 공식 입장일 것이다.

항공위키 운수권 배분 규칙
항공소식 울란바토르 노선권 아시아나, 싱가포르 노선권은 이스타·제주 품에(2019/2/25)

 

이런 운수권 배분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운수권이 무엇일까? 특정 노선에 항공기를 띄워 운송사업을 수행해야 한다면 가장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해당 노선에 항공기 자체를 띄울 수 있느냐가 아닐까? 민간 상용 항공사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그럼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은 합리적이었을까? 부산-싱가포르는 현재 상용 제트 여객기로 6시간 내외를 비행하는 중거리 노선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이 보유한 소형 기종은 아무것도 채우지 않고 단순히 항속거리만 고려한다면 비행 못할 바는 아니지만 상용 비행에는 부적합하다. 승객, 화물을 실어야 하고 비상 시를 대비해 회항에 필요한 연료도 추가로 탑재해야 한다. 그래서 이 정도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상용 항공기는 A330, B777 등 중거리 이상 기종이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항공상식 항공기에 연료는 얼만큼 실어야 하나?

 

jeju_eastar.jpg

 

그러면 운수권을 확보한 두 항공사는 보유 항공기로 상용 비행 가능할까? 두 항공사는 모두 저비용항공사답게 B737이라는 소형기 단일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의 B737 기종은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항에 부적합하다. 운항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는 이 두 항공사에 운수권을 배분했다.

그래도 이스타항공에게 배분한 것은 이해가 된다. 항속거리가 향상된 B737 MAX 기종 도입이 예정되어 있고 적어도 운수권 배분 이후 1년 안에 운항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항공에게 운수권을 배분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B737-800 단일 기종을 보유한 제주항공은 정상적으로는 해당 노선을 운항할 수 없다. 189석 짜리 항공기로 만석이 아닌 50석 내외를 비운다면 간신히 운항 가능하다. 앞서 에어부산이 운수권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A321 항공기로 부정기편 운항을 하기도 했지만 좌석 60석을 비운 135석 상태로 운항해야만 했다. 당시 135석을 모두 채워 겨우 적자는 면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정식 운항에 들어가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항공소식 부산-싱가포르 노선권은 누구 품에.. LCC 배정?(2019/2/10)

 

제주항공은 B737 MAX 기종 도입이 2022년부터 계획되어 있기에 운수권 배분 후 1년 안에 운항조건을 지키자면 결국 현재 보유한 B737-800 기종의 좌석을 대폭 비운채 비행해야 하지만 비즈니스에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 상에 운항능력을 가진 항공기를 보유했는지 여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국토부는 해명할 지 모른다. 글쎄다. 운항 가능한 항공기를 보유했는지는 평가지표에 포함할 필요도 없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닐까. 이래도 평가지표 운운할 것인 궁금할 뿐이다. 

 

최근 보잉이 야심차게 출시한 B737 MAX 항공기종이 연속 추락사고를 일으키면서 전면 운항이 중지되어 버렸다. 우리나라 이스타항공 역시 운용 중이던 B737 MAX 항공기 2대를 세워놓고 있다. 부산-싱가포르 운수권을 유지하려면 올해 안에 정기편 운항을 시작해야 하는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에게 현재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항공위키 B737 MAX 비행 중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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