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국내 저비용항공사, 흑자 전환은 가능할까?

마래바2010.03.23 14:39Views 12944Comment 0

지난 포스트에서 국내 저비용항공 요금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살펴 보았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항공여행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비록 저비용항공이라 할 지라도 서비스를 줄일 수 없어, 요금 또한 내려가지 않는 현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럼 저비용항공이나 요금을 무조건 내려야 할까?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요금을 내리면 지금보다 항공사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항공시장은 저비용항공의 전성시대로..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저비용항공 4개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저비용항공의 선두격인 제주항공은 작년 87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폭은 무려 273억원(영업수지)에 달했다.

다른 저비용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에어부산은 720억원 매출에 83억원 적자, 진에어는 609억원 매출에 99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스타 항공은 44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폭은 무려 174억원에 달했다.

이로써 매출액 대비 영업 손실률은 에어부산이 11.5%, 진에어는 16.2%, 제주항공이 31%, 이스타항공은 39.4% 에 달해, 에어부산이 그나마 나은 영업성적을 보여줬다.

출범 4년째인 제주항공 마저도 작년에 273억원이라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항공산업은 단기간에 승부를 내기 어려운 업종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항공사 운영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신뢰도 확보를 위해 출범 후 적어도 몇년 간은 적자를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항공업계 정설처럼 떠돈다.  이 기간을 버티지 못하면 넘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는 한성항공의 사례를 봐도 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작년 영업실적만 보면 제주항공이 10만원 짜리 항공권 하나 팔면 약 3만원, 이스타항공은 무려 4만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애경그룹이 뒷받침하는 제주항공이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격인 진에어, 에어부산 정도만이 계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명맥(?)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스타항공도 마찬가지로 그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언제쯤이나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올해부터는 항공수요가 되살아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저비용항공은 그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볼륨(수송 승객)이 커지지 않으면 흑자로 돌아서기 힘들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탑승률은 그리 나쁘지 않다.  일반 항공사의 경우 손익분기점(BEP)을 탑승률 70% 내외로 보고 있지만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탑승률은 이미 이를 넘어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적자다.  당연한 얘기지만 항공운임이 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비용항공이 여객 수송만으로 흑자로 전환되려면 아마도 탑승률 거의 100%를 채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입석을 팔아야 할 지도 모른다. ^^;;

비행편을 이 정도로 띄우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까? ^^

비행편을 이 정도로 띄우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까? ^^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가 항공운임은 저렴하니 어쨌거나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승객을 최대한 많이, 아주 많이, 자리 한 좌석도 남기지 않고 다 판매하는 방법이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투입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공항 체크인 카운터도 없애고, 탑승수속은 승객 스스로 온라인으로 프린트해 와야 하고, 무료 수하물이나 기내식을 없애 항공기 무게를 최대한 줄이고, 승무원 또한 법적 안전기준만 준수해 최소한의 인원만 탑승시킨다.

운항하는 공항도 가능한한 바쁘지 않은 작은 공항으로 선택해 착륙료 등 시설 사용료를 줄이는 것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기종을 단순화해 한가지 종류로만 운영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또 한가지 방법이 있다면 저렴한 항공운임을 무기로 승객을 많이 끌어들이는 대신, 항공운송 이외의 부문에서 부대수익을 올리는 노력이다.  기내식도 판매하고, 영화를 보려면 추가 요금을 받고, 수하물은 기본적으로 무료는 없으며, 좌석 위치에 따라서도 추가 요금을 받고, 예약하고 탑승하지 않은 항공권 환불은 아예 불가능하게 하는 방법도 동원해야 한다.


이와 같이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방법들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실적이 흑자로 전환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도 파격적으로 싼 항공권을 구입하는 대신에 다른 서비스는 포기해줘야 한다.  그래야 저비용항공사들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저비용항공이 우리나라 항공시장에 안착할 지, 제대로 된 고도로 올라가 보지도 못할 지는 항공사의 현명함과 과감함, 그리고 소비자의 인식전환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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