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기내 배터리 휴대, 문제는 없을까?

마래바2014.05.26 20:46Views 5205Comment 0

"여기 정비사 좀 불러 주시겠습니까?"

방금 도착한 항공기 객실 승무원이 문이 열리자 마자 지상 직원에게 요청하는 말이다.

이유인 즉슨, 손님의 휴대전화가 좌석 틈 사이로 빠져 들어가 끼어 버렸다는 것, 승무원이 빼려고 이리 저리 좌석을 조작해 봤지만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 수의 경우에는 좌석 기계 장치 사이에 낀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좌석을 이리저리 조작하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파손되곤 한다. 차라리 휴대전화가 좌석 사이 기계 틈 사이로 끼었을 때 그냥 두는 편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어쨌거나 종종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 배터리, 특히 최근 배터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튬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상당히 민감하다고 한다. 배터리 과충전이나 외부 충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다.

부풀어 오른 휴대전화 배터리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현재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기내에 휴대할 수 있는 (카메라, 휴대전화 등의) 배터리 갯수는 대부분 최대 2개다. 그리고 단자 부분이 서로 접촉하지 못하도록 비닐 등으로 개별 포장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게 지켜지고 있는 지 의문이다. 어느 항공사, 어느 항공편을 탑승했을 때도 배터리 갯수를 가지고 문제 삼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안전을 위해 규정과 절차를 만들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문서 상으로만 존재하는 안전 규정인 셈이다.

이런 배터리가 좌석 틈에 끼어 부러지거나 충격이 가해져 폭발한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도 이런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에어프랑스 항공기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사고로 프랑스 당국은 항공사들에게 그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기내에 휴대할 수 있는 배터리의 수량 규정에 명확한 사유다. 대충 2개 정도면 괜찮지 않겠어? 라는 안이한 결정과 판단은 위험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주인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승객이 실제 휴대하는 배터리의 갯수 등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는 거의 무방비 상태다. 승객이 휴대하고 있는 배터리 갯수를 말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휴대 가능 갯수 제한을 없애는 것이 무늬 뿐인 안전규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는 방법이다.

항공기 좌석 사이에 빠져버린 배터리
좌석 틈에 끼어버린 배터리

또 한가지, 가장 중요한 것은 기내 안전 책임자인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다. 승무원들이 얼마나 그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지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관련된 교육이나 훈련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 보지 못했다. 배터리 특성과 충격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폭발 가능성을 인지하고, 만약 좌석 사이에 배터리가 끼어 버렸다면, 그리고 만약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한 행동요령도 충분히 숙지하고 대승객 안내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요즘은 성인 모두 휴대전화,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기에 300명이 탑승했다면 적어도 휴대전화 300개, 즉 배터리 300개가 기내에 반입되었다는 의미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특성상 배터리 용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더더욱 그 의미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마침 IATA (국제항공운송협회) 가 다음 달 20일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회의에서 이 배터리 위험성 문제를 현안 중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해당 문제가 다른 안건에 묻히지 않고 신중하게 논의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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