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여행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드리기 쉽다.
하늘을 나는 물건인만큼 조금의 위험성이라도 발견되면 운항을 중단하거나 취소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항공기 자체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안개, 비, 눈 등으로 인한 기상악화의 경우를 꼽을 수 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치면 가장 우선되는 것이 안전성이다. 승객은 물론 항공기 안전을 위해 백방의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칫 승객은 소홀한 대접을 받는 경우가 있다. 아니 소홀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부끄러울 정도의 푸대접을 받기도 한다.
지난 8월 미국의 컨티넨탈 항공의 한 항공편이 도착 공항의 기상 때문에 인근 공항으로 회항했다가 조종사 비행시간 규정에 묶여 항공기를 공항에 그대로 묶어두는 일이 발생했다.
항공사 입장에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승객을 14시간 동안이나 항공기 안에 묶어둔 항공사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이런 비정상적인 행위에 대해 미국 정부는 법적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로체스터 공항으로 회항해 승객을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했던 컨티넨탈 항공(익스프레스제트)과 로체스터 공항의 델타항공(메사비항공)에게 가각 벌금 10만 달러, 7만5천 달러를 내도록 한 것이다.
예상했던 (규정 위반에 대한) 벌금 2만5천 달러보다 훨씬 큰 금액이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미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 동안 승객을 장시간 기내에 대기토록 하는 행위가 여러차례 문제로 지적됐지만, 항공사의 정당행위로 판단해 개선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례는 한 두시간도 아닌 14시간 동안 승객을 가둬둔 항공사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었기에 미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항공사들은 앞으로 '신뢰 속에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접하고 나니, 올 겨울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겨울은 눈(Snow)의 계절이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연인들에게는 낭만적인 눈(Snow)이겠지만, 항공기가 운항함에 있어 눈은 치명적인 장애 요인이다. 활주로가 미끄러운 것은 물론 항공기 자체에 쌓인 눈을 제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사실 눈이 내린 공항이 혼란에 빠지는 것은 활주로의 눈을 치우지 못해서가 아니다. 어느정도 눈이 그치면 공항 활주로에 쌓인 눈은 바로 치워진다. 하지만 문제는 항공기에 쌓인 눈(Snow)이다. 공항에 따라 조금씩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항공기 눈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장비가 동원되거나 눈(Snow) 제거 시설로 직접 이동해 눈을 치우기도 한다.
제설작업 중인 항공기
문제는 이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리고 혼잡해진다는 점이다. 인천공항같은 경우 항공기가 수 분 간격으로 출도착하는데 반해 항공기 한대 눈 제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으면 10분, 길면 20-30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런 차이로 인해 항공기 출발은 정체되고, 이후 항공기들은 눈을 제거하기 위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길게는 2-3시간을 항공기 안에 갖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애매하게 당하는 승객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솔직히 없다. 굳이 찾자면 눈 제설장비나 시설을 지금보다 몇 배 증설하거나 보강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년에 한 두차례 발생하는 문제를 위해 공항 당국에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 그만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라고 하는 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기 예보나 정확했으면 좋겠다. 그럼 미리 대비하고 준비나 하지..ㅠ.ㅜ 예상치 못한 폭설로 인해 당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올 겨울이 벌써 무서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