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에서 항공사가 가지는 경쟁력은 뭘까?
이 질문에 대부분 최신의 좋은 항공기, 친절한 서비스, 저렴한 항공요금 등을 꼽을 것이다. 당연하다. 이런 제반 서비스의 질이 종합적으로 평가되어 좋은 항공사, 그렇지 못한 항공사 등 항공사 경쟁력을 평가한다.
하지만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항공사 경쟁력이 있으니 그건 다름아닌 항공노선 스케줄이다.
예를 들어 급한 일이 있어 오전에 제주에 갔다가, 일을 마치고 오후에 서울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 있다면, 항공사를 선택하는데 어떤 게 가장 큰 기준이 될까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아마도 십중팔구 30분 혹은 한시간마다 운항하는 항공사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오전, 오후에 한두편 운항하는 항공사는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다른 노선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항공 여행객들은 도착지 일정이나 출발지 사정을 고려해 항공편 시간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시간대를 확보하지 못한 항공사는 대신 가격을 저렴하게 운영하는 등 다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이런 항공편 스케줄은 어떻게 정해질까?
가장 기본은 항공 수요에 맞는 시간대를 우선 고려하는데서 시작한다. 수요에 맞는 노선과 출도착 시간대를 정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해당 출도착 국가, 공항에 운항 시간대 신청을 한다. 하지만 이때 그 이전부터 운항한 항공사는 기존 운항 시간대를 이후 시즌에도 그대로 인정받는다. 즉 기득권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이게 소위 말하는 슬롯(Slot)이다. 이 슬롯은 1년에 2차례 시즌이 변경될 때도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그대로 유지되곤 한다. 그래서 한번 좋은 시간대를 선택한 항공사는 그 이후에도 그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USE IT OR LOSE IT RULE)
여기에서 시즌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Season.. 프로야구나, 축구에도 매 시즌을 구분해 운영하듯, 항공업계에서도 항공 스케줄을 시즌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나누는 방법은 간단하다. 동계와 하계시즌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즉, 여름과 겨울로 나누어 전 세계 항공사들 항공편 스케줄이 정해지고 운영된다. 전 세계 수백개의 항공사, 수천, 수십만 개의 항공 스케줄은 IATA 기준에 따라 여름(Summer)과 겨울(Winter) 시즌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하계 시즌은 매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부터 동계 시즌 전까지이며, 동계 시즌은 매년 10월 마지막주 일요일부터 하계 시즌 전까지이다.
항공 스케줄은 하계와 동계로 나눠 운영
항공 스케줄을 이렇게 하계와 동계로 나누어 운영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계절 변화에 따른 항공 수요 때문이다. 즉 성수기와 비수기의 항공편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항공 교통을 주도하고 있던 유럽과 미국에 의해 자국 항공수요 중심으로 항공 노선 스케줄을 정하다 보니, 하계와 동계로 나뉘게 되었다. 우리나라 항공수요는 비교적 이 시즌에 적합한 편이다.
다음으로는 여름과 겨울, 계절 변화에 따라 항공기 운항 소요시간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인천에서 런던 비행하는데 총 11시간 50분 정도 걸리는 데 반해, 겨울에는 1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이는 다른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계절 변화에 따른 비행시간의 차이를 나타내는데, 시즌 없이 항공 스케줄을 운영한다면 이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썸머타임(Daylight Saving Time) 적용하는 국가 현황
마지막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인데,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시행되는 썸머타임(Summer Time)제 때문이다.
썸머타임, 좀 더 정확하게는 DST(Daylight Saving Time, 일광절약제도)라고 하는데, 봄에 1시간을 앞당겼다가, 가을에 1시간을 다시 뒤로 늦추는 것을 말한다. 이는 낮 시간이 짧아지는 겨울에도 낮 시간을 더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다.
일광절약제도라는 의미 그대로 해가 떴을때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하고 해가 남아있을때 레저를 즐기면서 밤에 전등을 켜는 시간을 줄여보자는 의미로 시작된 제도라고 한다.
만약 항공편 스케줄을 하계, 동계로 구분하지 않으면 이 썸머타임제도 시행하는 국가로 운항하는 항공편 스케줄에 혼선을 초래하기 쉽다. 그래서 항공편 스케줄을 썸머타임제도에 맞춰 하계, 통계로 나누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앞에서 열거한 몇가지 이유로 인해 항공편 스케줄도 하계, 동계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이 시기는 항공사에게나 이용객들에게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한국으로 출발하는 경우 항공편 출발 시각이 바뀌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아주 간혹이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출발시각과 착각해 항공편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