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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사, 통상임금 분쟁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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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이어오며 노사 1·2심 모두 절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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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단협 합의 등 화해 무드 속에 대치 분위기에서 대화 분위기로 전환
대한항공이 노사간에 빚어왔던 갈등이 연이어 해결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노사는 4년 가까이 이어온 통상임금 소송을 종결했다. 양측 모두 한 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법 보다는 대화로 해결했다는 평가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2014년 각종 수당도 통상임금이라며 연장·야간·휴일·연차수당·비행수당을 재산정해 회사에 요구했고 대한항공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조종사 노조는 2014년 10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신협출자금, 개인연금보험료, 자가보험료에 대해서는 1심·2심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지만 비행수당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다른 수당은 회사가 노동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만 비행수당은 특정 조건에서만 지급되는 것이므로 고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불인정함으로써 노조·회사 모두 절반씩 승리를 나눠 가졌다.
노사간 대화 분위기로 돌아온 대한항공
그리고 양측은 이후 추가 소송(상고)을 예고하긴 했지만 결국 대법원 상고를 포기함으로써 최근 법원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실질적으로 임금이 소폭 인상되는 노조는 장기간 끌어온 소송으로 쌓인 피로감을 불확실한 승리 결과를 바라보고 계속 지속하는 것보다 따로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 역시 최근 사회의 통상임금이라는 뜨거운 쟁점 속에서 파급력이 큰 비행수당에 대해 회사의 입장이 반영된 1·2심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여긴 것도 최종 상고까지 이어지지 않은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수년 간 갈등을 겪어온 조종사 노조와의 관계가 한층 달라지고 있다. 강경 일변도였던 조종사 노조 위원장이 교체되고, 대화를 강조한 새로운 사장과 함께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올초 지난 2015·2016년 임단협을 회사와 합의했고, 통상임금 소송 포기 역시 이런 분위기의 연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항공소식 대한항공·조종사 노조, 3년 만에 임금 인상 잠정 합의(2018/1/11)
한편 동종업계인 아시아나항공 역시 노조와 통상임금 갈등을 겪으며 1심에서는 노조가, 2심에서는 회사가 승리하며 최종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1심과는 달리 2심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信義則)'을 들어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결국 노조의 논리적 주장이냐 회사의 경영상 위기냐 여부가 판결을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