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항공편 줄줄이 지연
- 예비기를 두도록 한 국토부 지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듯
- 지침만 내리고 관리감독 부실한 국토부 책임 면하기 어려워
이달초 기내식 공급 대란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는 항공편이 줄줄이 지연되는 사태를 겪고 있다.
항공위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오늘 미국 뉴욕행 OZ222편 출발이 10시간 지연되고 왕복편인 9시간 55분, 로스앤젤레스행 OZ202편도 10시간 20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거리 국제선 항공편이 지연된 것이 오늘 시작된 것이 아니다. 어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OZ541편 5시간 40분 지연, 로스앤젤레스행 2편이 3-6시간 지연됐다. 이 같은 연쇄지연은 15일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여객기가 브레이크 계통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벌어졌다.
이런 연쇄 지연에 대해 최근 갑질 논란에 더불어 정비 부품 돌려막기 등으로 인한 여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부품 이동 장탈방식은 현행 항공법에 근거한 것으로 항공업계 일반적인 정비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연쇄 지연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항공기재 부족이라는 것이 일반적 의견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별명 중의 하나가 '법사네'다. 항공사 코드(OZ, 오즈)에서 연상되는 마법사라는 표현처럼 얼마 안되는 항공기재로 마법같은 스케줄을 돌린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만큼 여유없는 항공기 스케줄로 악명이 높다.
연이은 항공기 스케줄을 운용할 때는 기재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공기 고장 결함 등으로 인한 여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일반적으로는 '예비기'라는 개념을 운용한다. 즉 필요할 때 투입할 수 있는 항공기를 여분으로 두는 개념이다. 그렇다고 해서 온전히 항공기를 비행시키지 않고 지상에 세워두는 것은 아니다. 항공기 스케줄 구성할 때 여유를 둠으로써 완충(Buffer) 시간대를 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하루에 한 대 정도의 예비기는 만들어지는 항공편 스케줄
국토교통부에서도 지난 2016년 1월 발생했던 제주공항 폭설 사태와 관련해 저비용항공업계가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관리 등에 소홀하고 무리한 항공 스케줄로 항공 안전에 위협을 준다고 판단해 항공기 1대당 일정 수의 조종사, 정비사를 갖추도록 했으며, 언제든지 지상에 반드시 예비기(대체기)가 대기할 수 있도록 항공편 스케줄을 구성하도록 했다.
항공소식 국토부, 대체 항공기를 만들도록 항공 스케줄 강화(2016/1/30)
노선배분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편 연쇄지연은 2년 반이나 지난 지금에도 이런 지침·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칼럼 아시아나, 국토부 지침 불구 여전히 예비기 부족(2017/7/7)
예비기 개념을 운용한다 해도 항공기 고장으로 인해 한 두편 연쇄지연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지연처럼 장기간 이어지는 것에 대해 항공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 항공기 부족, 예비기를 갖추라는 지침만 내리고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 국토부 역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안전에 소홀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지연, 결항이 다발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서비스질 저하로 이어질 겁니다. 노선을 감축하거나 운항회수를 적절히 조절하지 않는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