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결혼을 근 30년간을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산 두 사람이 모여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들 한다.
아무리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다 할 지라도 갈등이 있기 마련인데, 하물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남자, 여자의 생각 차이까지 더해지니 더욱 힘든 일이다.
기업과 기업간의 합병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다른 업종 기업을 합병하는 것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동일 업종 기업들이 하나의 기업으로 탄생하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델타항공의 노스웨스트항공 합병이 지난 해 말 결정되었고 올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로고,
브랜드 등의 CI 통합 작업이 시작되었다.
항공소식 델타 옷으로 갈아입는 노스웨스트 항공 (2009/04/04)
합병 당하는 노스웨스트항공 직원들 입장에서는 썩 내키지 않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내 직장으로 알고 열심히 일해왔던 회사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니 말이다.
델타항공 유니폼
그래서인지 간간히 터져나오던 잡음과 트러블이 승무원 유니폼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존 노스웨스트항공 승무원 노조가 델타항공의 승무원 유니폼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이다.
델타항공은 지난 2006년 유니폼을 전면 개편했다. 눈에 확 띄는 특유의 빨간색 유니폼은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기업 합병에 따라 기존 노스웨스트항공 승무원들은 델타항공의 이 빨간색 유니폼으로 갈아 입어야 하는데, 일정 사이즈 이상되는 크기의 빨간색 유니폼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아마도 그 동안 델타항공은 승무원 유니폼 중 18 사이즈 이상 크기는 그 수량을 제한하여 제공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걸 두고 노스웨스트항공 승무원 노조는 체형을 강제로 유니폼에 맞춰야 하는 것은 차별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델타항공은 대부분의 노스웨스트항공 승무원들이 이 빨간색 유니폼을 좋아하는 편이며, 그 외에도 푸른색 유니폼에도 큰 사이즈가
있으므로 선택해 입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스웨스트항공 노조는 간편화를 신고서는 스커트를 입지 못하도록 하는 델타항공 규정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정신청을 냈다고 한다. 건강 상의 이유로 의사 처방을 근거로 굽이 낮은 간편화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 간편화를 신을 때는 반드시 바지를 입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델타항공은 아마도 굽 낮은 간편화에 스커트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노사간의 중재를 거쳐 조정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은 서로 이질적인 두 기업이 하나로 통합될 때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 하겠다. 'Together in Style' 이라는 구호 하에
자연스런 통합을 추진 중인 모양인데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