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버진애틀랜틱, 인천-런던 노선에서 공동운항 시작
-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조건으로 운수권, 슬롯 양보해
- 양사의 기업결합이 국익에 도움 안된다는 목소리 커져
대한항공이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과 본격적인 공동운항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주말부터 인천-런던 노선에서 공동운항(코드셰어, Codeshare) 항공편 예약을 접수하기 시작했으며 25일 운항편부터 적용했다. 그리고 5월부터는 홍콩,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와 시드니 등 호주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버진애틀랜틱은 안내를 통해 "두 항공사가 함께 서로의 사업을 홍보하고 글로벌 항공 운송 서비스를 지원할 것"알고 밝혔다.
버진애틀랜틱이 대한항공가 공동운항에 나선 것은 스카이팀이라는 동일한 항공동맹체 소속이라는 점 외에도 대한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영국 정부는 영국-한국 항공 노선에서 히드로공항 슬롯 일부를 다른 항공사에 넘기도록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던 슬롯 7개를 버진애틀랜틱에 이전하기로 약속했고, 얼마 전 영국 정부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아직 모든 국가의 기업결합이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당장 슬롯을 넘기지는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버진애틀랜틱이 운수권과 관계 없이 운항할 수 있는 공동운항 형태를 우선 적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히 힘을 얻고 있다. 운수권과 슬롯은 항공사의 무형의 자산으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운수권을 고스란히 다른 항공사 특히 외항사에 넘어가도록 두는 것은 자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에게 손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 이유다.
이는 단순히 인천-런던 노선에 한정되지 않는다. 중국 당국도 이미 운수권 이양, 슬롯 감축 등을 조건으로 양사의 합병을 승인했으며 유럽연합도 유사한 수준, 형태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도 아무런 조건 없이 기업결합 승인을 기대하긴 어려워, 양사의 합병이 최선이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다시 나오게 됐다.
또한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통합이 1+1='2' 가 아닌 '1.5' 도 아닌 현재 상태에서 몸집만 약간(?) 불리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사업규모가 기대했던 것만큼 확대되지 않기 때문에 합병으로 인한 잉여 인력, 시설 등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