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아랍에미레이트 간 운수권 주 21회로 확대
- 유럽 직항편 수요 이탈로 국적사 경쟁력 약화 우려 목소리
한-에미레이트(UAE) 양국이 국제선 항공편 운항 횟수를 주 21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간 서울에서 UAE 민간항공청과 항공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국제선 운수권 증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준 주 15회를 21회로 운항 횟수를 확대한 것이 골자다.
양국 간 운항 횟수는 199년 주 4회를 시작으로 2009년 주 8회에서 주 15회로 확대한 이후 14년 만에 다시 21회로 확대하게 됐다.
국제선 운수권은 양국 정부 간 합의를 통해 정하는 것으로 주 단위 항공기 운항 횟수에 대한 권리다.
이번 운수권 확대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우려를 제기해 왔다.
중동 국가 항공사들 특유의 불법적인 정부 보조금을 통해 값싼 항공권으로 유럽 직항 노선에서 국내 수요가 대거 중동 항공사로 이탈할 것이라는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등은 두바이, 아부다비 등 자국 허브로 값싼 항공권을 무기로 끌어들인 후 유럽으로 연계하는 방식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UAE 항공사들의 공급도 국내 항공사보다 많다. 국적사 가운데는 대한항공만 인천발 두바이행 항공편에 주 7회(A330, 218석) 운항하고 있으나, 에미레이트항공은 A380(517석), 에티하드항공은 B787(327석)을 띄우고 있다.
탑승률 역시 두바이까지만 수송하는 대한항공에 비해 UAE 항공사들이 높은 편이다. 대한항공이 86%인 데 반해 두바이를 거쳐 유럽으로 연계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은 96%, 아부다비를 거치는 에티하드는 95% 탑승률을 보인다. (2023년 8월 기준)
운수권 15회도 다 채우지 못하는 국적사에 비해 UAE 항공사들은 그 동안 운수권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 만큼 많은 수요를 가져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합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적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