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 가장 많이 고려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체 무게다.
특히, 이런 무게가 많이 나갈 수록 소모되는 연료량이 커지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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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탑재 연료량도 최소화하고, 기내식 그릇 등의 무게를 줄인 가벼운 기물로 바꾸고, 오죽하면 기내 영화장비마저 없애는 상황이다. 게다가 얼마 전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휴대하는 짐의 무게를 줄이기로 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급기야는 어쩌면 승무원의 몸무게도 줄이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될런지 모르겠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어인디아(Air India)은 체중 과다 이유로 2008년 비행에서 제외되었던 女승무원 10명을 결국 해고한 것으로 지난 월요일 (2009.1.5) 밝혀졌다.
에어 인디아(Air India)
여승무원들을 비행에서 제외시키면서 이들에게 일정 기간동안 몸무게를 줄일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인도항공이 요구하는 표준 체중을 맞추지 못해 해고된 것이라고 전했다.
에어인디아는 해당 승무원들에게 비행 대신, 지상에서의 다른 업무를 제공했으나 승무원들은 계속 비행할 것을 원했고, 이 둘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이 해고의 결정적 사유라고 알려졌다.
얼마 전, 인도의 델리고등법원은 에어인디아(Air India)가 체중 과다 여승무원에게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것에 대해 합당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다름아닌 채용 계약 시 체중과다인 승무원에게 비행업무를 맡기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항공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었다. 생존 경쟁이 치열한 인도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승무원조차도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에 해고된 에어인디아 승무원들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해고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며 인도 최고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런 (해고) 조치는 불법이며, 일반정의에도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법률적 재심을 통해 이런 분위기를 바꿔 보겠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되었겠지만, 남녀 차별이나 신분계급을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용인되는 인도(India)라는 나라에서 생긴 일이라 그저 간단한 해외 뉴스거리 정도로 치부되지 않나 싶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해당 항공사에서 승무원이 뚱뚱하다고 비행에서 제외시킨 것은 단순히 몸무게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본다. 다분히 승객에 대한 서비스를 명분으로 승무원의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겠는가?
뚱뚱한 게 죄는 아닌데...
그런 식으로라면 조종사들도 뚱뚱해지면, 비행에서 제외시킬 것인지 묻고 싶다. 아마도 아닐 것이다. 이미 지금도 뚱뚱한 조종사들 많이 있다. 물론 조종사들은 일반 직원이나 객실 승무원에 비해 훨씬 더 까다로운 신체 검사를 통과해야 비행에 임할 수 있다. 수많은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만큼 작은 건강 상의 문제가 있어도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비행에 투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객실 승무원은 뚱뚱한 것이 비행의 안전과 직접 연관이 없는만큼, 비행에서 제외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결과적으로 예쁘고 날씬한 승무원만 서비스에 투입하겠다는 항공사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만약 이번 객실 여승무원의 해고 조치가 단순히 체중과다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는 다소 시대착오적인 결정이지 않은가 싶다. 차라리 체중과다로 인한 건강 악화 등의 이유였다면 모를까 말이다. 명분이야 어쨌든 이번 해고조치는 다분히 여성 승무원의 외모를 중시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해고 조치가 발생했다면? 아마 장난 아닐거다. 해당 항공사는 제대로 영업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