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의 가장 큰 부담은 비용이다.
먹는 것, 보는 것, 다니는 것, 심지어 잠자는 것도 돈을 아끼려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참 줄이기 힘든 것이 비행기표 값이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저비용항공이다. 항공기는 이용해야겠고, 돈이 아쉬운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단비와 같은 존재다.
저비용항공의 가장 큰 특징은 기본 운송서비스 외의 나머지 부가 서비스는 최대한 줄여 비용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저렴한 항공운임을 제공하는데 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항공운임이 저렴한 만큼 부가 서비스가 대부분 유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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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들은 일찍 예약하면 할 수록 싼 항공권을 제공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출발일에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비싼 항공권 밖에 남지 않는다.
이런 요금제도를 얼리버드(Early Bird)라 부른다. 일찍 일어나는 새로 먹이를 먼저 먹듯, 항공권을 빨리 구입하면 할 수록 싼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엔 미처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으니, 바로 RM 이다. RM(Revenue Management) 우리 말로 수익관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얼리버드를 적용해 항공권을 빨리 구입하면 할 수록 싸다고 했으니, 너도나도 싸게 항공권을 구입하면 최악의 경우 싼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들로만 가득찰 지도 모른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항공사들은 적절하게 싼 항공권, 중간 가격, 정상 가격 항공권이 판매되도록 조절한다. 이것이 Revenue Management, 혹은 Yield Management 다.
예를 들어 100 석짜리 항공편이라고 한다면 10석 정도는 싼 항공권으로 판매하고 나머지 90석은 중간가격, 정상가격 항공권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가격대별로 좌석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즉 싼 항공권은 미끼인 셈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이 제한된 싼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곤 한다. 물론 일반 항공사도 이런 방식으로 수익조절을 한다. 다만 저비용항공 만큼 항공운임이 저렴하지 않고, 또 그 비율도 적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니 아무리 저비용항공을 유행한다 해도, 파격적인 요금을 이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중의 하나인 진에어(https://www.jinair.co.kr)가 이코노버드(Econo-Bird) 제도를 들고 나왔다. 이코노버드란 얼리버드를 약간 변형한 것, 아니 어쩌면 원래 얼리버드 의미를 제대로 적용한 항공운임제도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항공권을 일찍 구입하면 할 수록 요금이 싼 방식이다. 일반적인 RM 을 적용하지 않는다. 즉 싼 항공권에 좌석 수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단지 시기 만을 두어 출발 30일, 출발 14일 이전 시기에 따라서만 각각 다른 할인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인천/방콕 항공권을 30일 이전에 구입하면 같은 조건의 항공권보다 9만원이 싸다. 14일 이전에 구입하는 경우엔 대략 6만원 정도 저렴하다. 가격대별로 좌석 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30일 이전에만 구입하면 누.구.나 9만원 더 저렴한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진에어 홈페이지 안내)
물론 진에어는 기존의 얼리버드 요금제는 그대로 운영한다. 이 얼리버드는 말 그대로 폭탄세일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제한된 좌석 수 만큼만 판매되는 운임제도다. 당연히 이코노버드(Econo-Bird)보다 더 싸다.
진에어는 얼리버드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 폭탄세일에 가까운 파격적인 얼리버드 운임도 판매하면서 구입하는 시기에 따라 차등을 둔 이코노버드 운임제도를 병행해 자사 항공운임체계로 삼겠다고 한다.
앞으로 저비용항공 운임을 찾는 분들은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 우선 내가 이용하고자 하는 항공편 시점을 계산해 30일 이전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 30일 이전이라면 먼저 각 저비용항공사들이 제시하는 얼리버드운임을 찾는다. 만약 있다면 이 얼리버드 항공권을 선택한다. (폭탄세일에 가까운 운임일 것이다.)
- 얼리버드운임이 적용된 항공권이 없다면, 차선으로 이 이코노버드(Econo-Bird) 항공권을 선택한다.
- 그도 안되면 일반 항공사의 정상가격 항공권을...
이렇게 작지만 다양한 변화들이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의 경쟁력을 높혀주는 밑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