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제가 타는 비행기가 대한항공 아닌가요?"
"티켓에는 아시아나로 되어 있는데 왜 타이항공을 타야 하는 거죠?"
아주 드물지만 간혹 이런 문의를 해 오는 승객들이 있다. 예약을 하고 항공권을 구입할 때까지 대한항공을 타는 거려니, 아시아나를 타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공항에 나와, 엉뚱하게 다른 항공사를 타야 한다는 안내를 받을 때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뀌기 마련..
전세계에 얼마나 많은 공항이 있는 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같은 경우에는 국제공항(International Airport)으로 공개된 자료 외에 자국기 만으로 운항하는 국내공항의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되는 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조금 우습지만 Microsoft사의 Flight Simulator의 자료를 이용해 알아보면 전세계 국가의 공항 수가 약 21,000 개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확한 자료일 지는 검증할 수 없으나 어쨌거나 전세계에는 무수히 많은 공항과 도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도시에 수많은 항공사가 운항하고 있으나 어느 특정 한개의 항공사가 이 많은 도시를 전부 운항할 수는 없다. 항공사간 합병으로 인해 최대 규모가 된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경우도 전체 취항지가 104개 국가, 247개 도시에 불과하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도시와 국가를 비행하고 있는 것이긴 하다. 대한항공이 36개 국가에 84개 도시, 아시아나가 17개 국가에 62개 도시를 운항하는 것에 비해서는 말이다. (2007년 9월 현재, 여객기 기준. 출처: 항공사 홈페이지)
그래서 항공사가 자신의 항공기를 직접 운항하지 않고도 노선망을 늘리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공동운항(Codeshare)이라는 형태의 운항 방법을 탄생시켰다.
공동운항이란 다른 항공사의 항공기의 일정좌석 분량을 받아 항공권을 판매하고 그 판매한 자사의 고객을 탑승시켜 운항하는 것을 말하는데, 실제 고객의 항공권에는 운항하는 항공사가 아닌 판매한 항공사의 편명이 들어가게 된다. A 항공사는 자사가 운항하지 않는 호치민이라는 도시로 B 항공사를 통해 고객을 운송하는 것으로, A 항공사는 B 항공사의 좌석을 일부 이용한 만큼 B 항공사에 댓가를 지불하게 된다.
공동운항(Codeshare)은 어떤 이점 때문에 운영할까?
첫째, 노선망 확장의 효과가..
자사가 운항하지 않는 노선에 다른 항공사의 좌석 일부 사용하여, 노선망이 취약한 항공사가 실제 항공기를 운항하지 않으면서도 자사의 항공기 편명을 달고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노선망 확장 효과를 가지게 된다.
즉, 예를 들어 아시아나가 일본의 전일공수와 공동운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를 운항한다면 실제 아시아나는 오키나와에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도 마치 노선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실제 운항하지 않고도 비행기 운항 횟수 증가시켜..
인천 - 호치민 이라는 구간에 A 항공사가 주 2회, B 항공사가 주 2회 운항한다고 가정했을 때, A 항공사를 이용하기를 원하는 승객은 주 2회의 운항편 밖에 이용할 수 없으나, 공동 운항을 통해 A, B 항공사 상호간에 공동운항을 실시하게 되면 A, B 항공사를 이용하게 돼, 모두 주 4회 운항하는 스케줄을 이용하는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비록 B 항공사를 이용하지만 A 항공사의 정책과 서비스, 마일리지 등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기에 좋고, A 항공사는 취항하지 않는 도시에 자사의 편명을 단 항공기를 운항하는 격이 되므로 노선을 확장하는 효과를 누리게 되며, 아울러 B 항공사는 판매하고 남는 좌석에 A 항공사 고객을 태우고 적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으므로 공동운항(Codeshare)이라는 운항형태는 A, B 항공사, 고객 모두에게 적당한 이득을 가져다 주는 좋은 협력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공동운항(Codeshare)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급속하게 항공사간 협력 모델로 확대되고 있다.
- 운항사 (Operating Carrier)
항공기를 투입하여 공동운항 노선에 실제 운항하는 항공사
- 참여사 (Marketing Carrier )
실제 운항은 하지 않고 공동운항 노선에 자사 항공편명을 사용하여 좌석을 판매하는 항공사
- 임대좌석 (Allotment)
공동운항 노선에 양사가 교환하여 판매하기로 합의한 일정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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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런 공동운항(Codeshare)형태의 항공편을 이용할 때 소비자, 승객의 입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알아두면 좋은 내용은 없을까?
(아래 설명하는 내용이나 주의 사항은 대개 거의 모든 항공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운항사, 참여사 각각의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하나, 운항 관련 절차나 규정은 운항사(Operating Carrier)의 정책을 따른다.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못하고 지연되거나 결항되는 경우, 승객에게 제공되는 대체 서비스나 안내 등은 실제 운항하는 항공사의 기준과 룰을 따르게 된다. 혹시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우선 실제 운항하는 항공사 (운항사, Operating Carrier) 에게 문의를 하고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항공기 운항이 비정상적인 상태에 서 간혹 참여사(Marketing Carrier)인 항공권 판매 항공사에게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참여사의 입장에서는 실제 항공기가 어떤 상태인 지 파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제약이 있으므로 실질적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필히 운항사(Operating Carrier)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다.
둘, 서비스 정책은 참여사(Marketing Carrier)의 규정으로..
무료수하물 허용량 규정이 운항사, 참여사가 각각 다를 때는 참여사의 기준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인천 - 파리 구간의 무료수하물이 운항사가 1인당 20kg, 참여사가 1인당 23kg 인 경우 참여사 승객은 참여사 기준에 따라 무료수하물 규정이 적용된다.
또한 판매 항공사의 회원 자격 (프리미엄 회원 등) 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공동운항편을 탑승한다고 해도 원래 항공사를 이용할 때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라운지 제공, 무료수하물 허용량 등)를 제공받게 된다.
셋, 공항 내 휴식 라운지 이용은 대개 참여사의 것을 사용
퍼스트나 비즈니스 혹은 상용고객(마일리지가 많은 단골 고객)은 부가 서비스의 일종으로 공항에서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공동운항편의 경우, 참여사 (Marketing Carrier) 승객은 참여사의 라운지를 이용하 는 것이 기본이나, 참여사 라운지가 없거나 아예 참여사가 없는 공항에서는 운항사(Operating Carrier)의 라운지 이용이 가능하다. 단, 이런 사항에 대해서는 항공권을 판매한 참여사(Marketing Carrier)에게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똑같이 인천에서 파리로 운항하는 두개의 항공사가 있다고 치자. (실제 있지만.. ^^)
대개 국적사는 스케줄의 편리함, 운항 횟수, 그리고 심리적 편안함 등으로 외국 항공사보다 가격이 비싸기 마련이다. (관련 글 : 왜 국적사는 외국 항공사에 비해 항공권 가격이 비싼가?)
다른 말로 말하면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보다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외국항공사가 같은 구간이라도 더 싸기 마련이다. 물론 반대로 파리 등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에어프랑스보다 더 저렴하다. (그래야 프랑스 사람들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타겠죠?)
이런 점을 이용해 공동운항편을 잘 활용하면 실제 편안하게 국적항공사를 이용하면서도 저렴한 외국항공사 항공권을 이용할 수도 있다. 즉 한국에서 인천 - 파리 구간은 저렴한 에어프랑스 항공권을 구입하고, 실제 타는 항공편을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일자로 선택하면, 실제 대한항공을 이용하게 된다. 또한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는 같은 얼라이언스 (스카이팀) 이기 때문에 파트너(에어프랑스) 항공사를 이용해도 대한항공 마일리지에 적립할 수 있으니, 어쩌면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이런 이득을 얻게 된다.
공동 운항편은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고객, 항공사 모두에게 유리한 운항 방법이긴 하지만 승객의 입장에선 어느 한개의 항공사 규정 만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운항하는 항공사, 항공권에 명시된 참여항공사의 서비스 정책을 두루 알아야 하는 귀찮은 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좌석을 판매한 항공사(참여사)는 실제 운항하는 항공사의 기준과 규정을 설명하고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고객과 운항사(Operating Carrier)와의 오해 소지를 차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고객의 실제 탑승 항공기는 자사의 것이 아닌 다른 항공사(운항사)의 것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이용하는 고객도 서비스 혜택은 받지 못할망정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몇가지 사항은 주의해서 알아 두는 편이 좋다.
대한항공이 운항하고 델타항공 항공권으로 탑승하는 경우 탑승권
그래야 이글 처음의 대화처럼 고객은 자신이 탑승할 항공사가 "A" 라고 철떡같이 믿고 있는데 막상 공항에 나와 그제서야 "A" 항공사가 아니고 "C" 항공사인 걸 알게되는 황당함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1. 실제 탑승하는 항공사는 어디인 지 ?
- 운항사 (Operating Carrier)
- 운항사 (Operating Carrier)
- 대개 참여사 (Marketing Carrier)
- 참여사 마일리지로 적립
- 일반적으로는 참여사 라운지를 이용하나 공항에 따라 라운지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필히 문의
- 운항사, 참여사 다 신고할 수 있으나, 대개 운항사에 신고하는 편이 편리
- 비정상적으로 운항하는 경우에는 운항사에 문의 및 대책 요구
"알아야 면장(面長, 面牆)1) 을 한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위 사항을 다 확인하기에는 번거롭고 손님에게 다소 무리하게 요구한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다. 아직 공동운항이라는 운항 형태가 보편화되지 않아, 그 기준이 통일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른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점차 일반화하는 추세이므로 머지 않은 장래에는 모든 항공사의 공동운항 기준이 통일될 날도 오지 않을까.... ?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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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면장(免面牆)’에서 장(牆 또는 墻)은 담벼락을 뜻한다. 그래서 ‘면면장’이라고 하면 담벼락을 대하고 있는 것과 같이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상황을 면(免)한다는 뜻이 된다. 곧 견문이 좁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즉 학식이 있어야 담벼락을 대하고 있는 것과 같은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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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개 같은 동맹체 끼리 코드쉐어하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 관계없는 항공사 하고도 코드쉐어 하기도 합니다.
일본항공하고 대한항공 서로 다른 동맹체 소속이지만 코드쉐어 운영하기도 했었거든요..
항공사 간의 전략적 상황에 따라 코드쉐어는 만들어지기도 하고 폐기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