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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고 70% 이상이 이착륙 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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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착륙보다는 이륙할 때 더 긴장
항공사고와 관련된 표현 중에 '마의 11분'이라는 것이 있다.
"Critical 11 Minutes.."
항공기가 이륙할 때 3분, 착륙할 때의 8분 사이에 항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표현이다. 이는 TWA에서 1959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항공사고를 분석한 결과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 동안 항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므로 이 순간을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벌인 조종사 안전 캠페인에서 나온 캐치프레이즈다.
그러면 항공기 이착륙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무서운가 하는 질문에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조종사들은 착륙할 때보다 이륙할 때 더 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항공기의 속도 차이라는 의견이다.
일반적인 상업용 제트 항공기 이륙 속도는 시속 300 ~ 350킬로미터 가량된다. 하지만 착륙 시의 속도는 이보다 약 100킬로미터 가량 느리다. 속도가 빠른만큼 긴장감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륙 후 양력(Lift)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상승해야 하는데 자칫 이륙 각도가 커지면 위험(실속, Stall)에 빠질 수도 있어 조종사 입장에서는 이륙은 상당한 긴장감을 주는 시간이다.
활주로 길이 역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짧은 거리를 활주해 항공기를 이륙시키려면 매우 빠른 속도가 필요하고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이륙중단(RTO, Rejected Take-Off)까지 염두에 두고 이륙을 진행하기 때문에 긴장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륙중단 시 판단이 한순간이라도 늦어지면 활주로 내에서 멈추지 못하고 오버런 하게 된다)
조종사들은 이륙할 때 긴장감을 가장 높게 느껴
또 한 가지 이유로 연료량의 차이를 든다.
항공기 총무게에서 연료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크다. B777 같은 장거리 대형 항공기의 경우 연료를 가득 채우면 그 무게가 140톤에 달해 항공기 기체 무게와 비슷할 정도이며 승객과 화물을 가득 채웠을 경우 약 30% 무게를 연료가 차지한다.
이륙 시 충돌 등으로 연료 탱크가 손상되면 폭발로 이어지기 쉽다. 연료를 가득 채운 이륙 단계에서의 사고는 그 폭발력이 더욱 증가한다. 그런 반면 도착(착륙) 시에는 연료를 거의 다 사용하고 잔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 설사 착륙하다가 충돌 사고를 만나도 연료탱크 폭발 위험성은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다. 실제 항공사고 사례에서도 착륙 시 발생한 사고에서는 생존자가 상당수 나왔던 반면, 이륙 사고의 경우 극단적인 경우가 많다.
조종사는 항공기 이착륙 시 여러 가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그 돌발사태를 염두에 두고 항공기를 이착륙시켜야 하기 때문에 비행단계 가운데 가장 긴장감이 높은 단계가 바로 이 '마의 11분'이며 그중에서도 이륙 3분이 조종사의 긴장감을 극단까지 밀어 붙이는 순간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조종사들은 '위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긴장', '보다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는 표현으로 대신하곤 한다.
관련 항공상식 항공사고, 어느 비행단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할까? (사망 사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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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상 사고율이 착륙 시에 많기에 착륙시가 더 위험하다고 봐야하지 않나요?
통계상으로는 말씀하신대로 착륙 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는 것도 맞습니다.
조종사 입장에서는 착륙 시보다 이륙 시 더 위험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점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