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무덤, 항공기 보관 시설 혹은 폐기장
- 장기간 보관 위해 건조한 사막 지역에 주로 위치
항공기는 날기 위해 존재하지만 언젠가는 지상에 내려와야 한다.
정비, 점검을 위해서 또는 다른 곳으로 비행하기 위해 잠시 체류하기 위해서 등 상황은 다양한다.
하지만 항공기를 당장 운용하지 않아도 될 때는 장시간 보관해야 하는데 이때 주로 이용하는 곳이 비행기 무덤이다.
엄밀하게는 항공기 장기 보관시설이라고 해야 하지만 '무덤(Graveyard)'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그 풍경 때문일 것이다. 줄지어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모습이 공동 묘지, 무덤 같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영원히 사용하지 않을 폐기 항공기 역시 이곳에 임시 보관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비행기 무덤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기도 한다.
항공기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서는 습도가 낮은 곳이 좋다. 비교적 관리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비행기 무덤은 사막 지역에 위치한다.
가장 대표적이고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곳이 데이비스-몬탄 미 공군기지다.
1. 데이비스-몬탄 미 공군기지 (Davis-Monthan US Air Force Base)
▩ 크기/규모 : 43㎢ (10,633에이커) / 평균 3,200대 보관
미국 애리조나주 턱산 인근에 위치한 비행기 무덤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는 전투기부터 대형 항공기, 수송기까지 다양한 항공기가 보관되어 있다.
1945년 2차 세계 대전이 종료된 후 남겨진 엄청난 양의 항공기를 보관할 장소가 필요했다. 당시 데이비스-몬탄 훈련기지와 비행장은 이들 항공기를 보관하기에 충분했다.
1946년 봄까지 미 공군은 B-29 슈퍼포트리스 폭격기 600여 대와 C-47 스카이트레인 수송기 200여 대를 이곳에 보내 주기시켰다. 최초의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폭격기 에놀라 게이(Enola Gay)도 한 때 이곳에 주기되기도 했다. (이후 이 기체는 워싱턴DC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되고 있다.)
1965년에는 피닉스의 미 해군 항공기 보관시설을 폐쇄하고 데이비스-몬탄으로 통합했다. 현재 이곳은 AMARG(제309항공우주정비재생전대)에서 관리하고 있다.
2. 모하비 항공우주포트 (Mohave Air and Space Port, MHV)
▩ 크기/규모 : 12㎢ (2998에이커) /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족 에드워드 공군기지 근처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이 공항은 1930년대 시골 비행장이었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이곳을 해병대 비행장으로 전환했다. 한국전쟁 등의 시기에는 145대 운용 전투기를 운용할 정도의 대형 공군기지였다.
이후 이곳은 항공기를 보관하거나 폐기하는 용도로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항공기 산업단지로서 항공 연구, 테스트, 엔지니어링 등을 수행하는 60개 이상의 기업들이 모인 항공 기술의 허브가 됐다.
3. 남부 캘리포니아 물류 공항(Southern California Logistics Airport, SCLA)
▩ 크기/규모 : 9.3㎢ (2,300에이커) / 최대 500대 수용
세계 최대 상업용 항공기 폐기장 중 하나로 보관은 물론 폐기 작업을 주로 수행하는 공항이다.
1941년 미 육군 항공대가 비행학교로 운용하다가 조지 공군기지로 시작했다. 1990년대 초 공군기지 폐쇄를 결정한 후 미국 남서부의 주요 물류 공항으로 거듭났다.
2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격납고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4. 피날 (Pinal County Airpark, MZJ)
▩ 크기/규모 : 6㎢ (1,508에이커) / 최대 400대 이상 수용
애리조나주 피날 카운티에 위치한 비행장(MZJ)으로 출발은 마라나 육군 비행장(Marana Army Air Field)이었다. 1943년 오픈 당시 조종사 훈련 시설로 사용하다가 전쟁 후 피날 카운티, CIA 등에 임대되어 운용되기도 했다.
노소란 사막에 위치해 퇴역하는 상용 항공기의 인기 보관 장소다.
5. 테루엘 공항 (Teruel Airport, TEV)
5.5㎢ (1,359에이커)
스페인 아라곤 주에 위치한 테루엘 공항은 매우 건조하다. 스페인 남북전쟁 동안 스페인 공화국 공군에 의해 운용되었다가 한 때는 포병 사격장으로 이용됐다.
현재는 아라곤 정부와 테루엘 시의회가 구성한 컨소시엄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 최대 규모의 항공기 보관 및 유지 시설이다. 최대 250대 상용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유럽 항공사의 항공기 100여 대를 보관하기도 했다.
2020년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 항공산업을 초토화시켰다. 대부분 항공기는 그라운드 상태가 불가피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이런 비행기 무덤에 항공기를 보관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초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항공상식 코로나19, 비행기 무덤 항공기, 세심한 공 필요(2020.7.9)
항공상식 수명 끝난 항공기는 어디서 폐기되나?(2009.3.30)
참고) 5 Of The Biggest Airplane Graveyards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