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내에서 일하지 않는 승무원?
- 근무 후 휴식 혹은 또 다른 근무를 위한 이동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승무원은 꽤나 인기있는 직업이다.
아마도 자유로운 외국 나들이, 비교적 높은 보수가 이들 인기에 한 몫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승무원이라는 직업, 특히 항공기 승무원은 고달픈 직업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과는 다른 환경에서 장시간 일하다 보면 남들 모르는 질병과 부상에 고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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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승무원들의 주 근무 장소는 항공기 안이다. 좁은 항공기 안에서 식사 제공하랴, 치우랴, 면세품 판매하랴, 승객이 원하는 여러가지 요구사항을 듣다보면 기진맥진해지기 일쑤다.
그런데 이렇게 기내에서 들고 뛰는 바쁜 와중에도 편안하게 일 하지 않는 승무원이 있다.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잠자고?
놀고 먹는 승무원의 정체는 무엇?
다른 동료 승무원들 바쁜 거 뻔히 보면서도 두손 놓고 편안히 바라보는 승무원이 있는데, 다름아닌 편승 승무원이 그들이다.
일반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승무원도 근무시간에 제한이 있다.
8시간 근무하는 일반 근로자들과는 달리 항공기 승무원들은 13-14시간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8시간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날아가는 도중에 착륙해서 다른 승무원으로 교체해 갈 수도 없으니, 불가피하게 일반 근로시간과는 다른 규정을 만들어 적용한다.
조종사를 4명 한조로 편성해 비행하게 되면 최대 20시간까지 비행근무할 수 있다. 객실승무원들도 근무하는 인원에 따라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20시간까지 한번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 근로시간에 비하면 엄청나게 긴 근무시간이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에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다른 비행구간 근무를 위해 항공기를 타고 이동해야 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오사카로의 비행근무 스케줄이 있는데, 거주하는 곳이 서울이라면 이 승무원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해서 부산-오사카 비행근무에 임해야 한다.
이때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왕이면 자사 항공편에 탑승해 이동하는데, 이렇게 탑승하여 이동하는 것을 편승한다고 표현한다. 즉 근무를 위해 정해진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승무원이지만 항공기를 근무를 위해 탑승한 것이 아닌 단순 이동을 위해 탑승한 것이기에 다른 동료 승무원들이 바쁘게 고생하고 있어도 모른체(?)하고 있는 것이다.
놀면서 급여 받는다는 신의 직장?
편승 승무원은 놀아도 돈 받는다?
어찌보면 편승이라고 하는 것이 집에서 회사까지 출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이 이동하는 시간에도 급여(수당)가 지급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사업장에 출근하는 시점부터 근무시간이라고 보는 것과는 달리 사업장으로 이동하는 과정도 (비행)근무시간으로 본다.
근무하러 이동하는 시간은 물론 근무 후 되돌아오는 등 운영 목적 상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탑승해 이동해야 하는 과정 모두를 근무시간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이 이동시간도 근무시간으로 포함해 보수를 지급한다. 다른 승무원들 땀 뻘뻘 흘리며 일하는 동안 편안히 놀고 먹어도 보수가 지급된다니 재미있다. 물론 이동만 하는 것이므로 기본 근무시간으로만 간주해 근무수당(퍼디엄)은 받을 수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 승무원 신분이지만 일하지 않는 승무원이라고 해서 약간 속된 말로 Deadhead Crew 혹은 Extra Crew 라고 하기도 한다. Deadhead.. '불요한 머리수'? 정식 승무원 머리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서 붙혀진 표현이지만 다소 거칠게 느껴지기도 한다. ^^;; 일하지는 않지만 승무원이라는 의미에서 General Declaration 등 해당 항공편 서류에는 승무원 명단으로 정식 등재된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근무를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하지 않기도 했지만 이제는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기내에서 승무원 분위기 나는 승객이 보이는가? 아마도 십중팔구는 Deadhead Crew(Attendatn)일 것이다.. ^^;;
관련 항공상식 에어부산 비행기에 제주항공 조종사가 탑승한다?
#승무원 #편승 #비행 #휴식 #Deadhead #Extra
말씀하신것처럼 죽은머리의 의미는 아닙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내용(off-duty)은 본문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
네, 한번 보았는데 옆의 빈자리(3개 붙은 자리 였음)에 앉고 싶어서 서툰 영어로 쩔쩔 매면서 "Do You mind...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그냥 빤히 쳐다보더라구요. 내 영어가 엉망이라서 못 알아듣나부다 하고 손짓발짓까지 하면서 이말저말 한참 해댔는데 나중에 보니 한국인이더라구요. 정말 기분 더러웠어요. 알고 보니 승무원들이 가끔 와서 편의를 봐주는데 속으로 생각했죠. '아무리 근무중은 아니지만 너무 한거 아냐?' 자기 옆에 앉는 것이 싫어서 못 알아듣는척 했나 봐요. 지금 생각해도 화난다...
그냥 탑승권에 나와있는 좌석이 아닌 본인 앉고 싶은 자리 앉으려고 승무원한테 문의했다는 거 같은데요. 그래서 안되니까 기분 더러우셨다는 얘기 같네요.. 그런데 탑승권에 나와있는 좌석대로 앉는 게 100% 맞는겁니다.
미친년
제 느낌에 면세품 판매에 제일 적극적인 것이 우리나라 항공사들 같은데요, 서둘러 배식(?)을 마치고 기내 면세품 판매에 나서는 우리 승무원들을 보면 안스럽기도 합니다. 왜 다른 항공사들은 설렁설렁 판매하는 기내면세품을 우리 승무원들은 저렇게 열심히 해야 하나요?
뭐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항공사의 정책 때문이겠죠.. 많이 팔자 뭐 이런거..
그리고 승무원들도 많이 판매하는 만큼 커미션을 받기 때문이기도 할 거구요..
그런데 사실 이런 것도 역사적(?) 배경이 있기는 합니다.
예전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해외 여행은 외국의 물품을 면세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죠.. 당연히 항공기 안에서의 면세품 판매는 항공사의 이익은 물론 여행객의 요구를 만족시켜주던 것이었구요..
그러다 보니 그런 기내 면세품 판매의 분위기, 문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걸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