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제도는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마케팅 툴 중의 하나다.
SK 가 도입한 Cashback 프로그램은 기존 마일리지 제도를 현금 개념으로까지 확대시켜 대 히트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지금은 우리 생활에서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작은 동네 서점에서도 회원제를 운영할 만큼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긴 한데,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최근 자본주의 마케팅 툴로 각광받는 이 회원제 프로그램, 즉 사용한 실적만큼 마일리지라는 독특한 가치로 누적해 자산의 개념으로까지 발전시킨 이 마일리지 제도는 사실은 항공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되었던 것이 발전하여 최근의 개념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항공 여행을 종종 이용하는 경우라면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한두개 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하는 분들이 가진 불만 중의 하나가 쌓아놓은 마일리지를 마땅히 사용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등의 마일리지 혹은 포인트를 서로 교환하고 나누는 시장까지 등장하긴 했지만, 아직 항공 마일리지 시장은 외부에 개방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시도가 등장했는데, 국내 아시아나 항공이 자사 마일리지를 국내 다른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를 맺은 것이 그것이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항공권이나 항공 서비스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식 식사권이나 심지어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제도 회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소진 방식 다양화 |
그렇지만 이런 마일리지 외부 시장 개방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닌데, 그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을 꼽자면 지나치게 많은 마일리지를 요구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웃백 커플세트 식사권'의 경우는 11,000 마일을 공제해야 하는데, 식사권 세트 구성을 보면 대략 6만원 정도의 가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베이비 백립(400g) 25,900원
- 프리미엄 와인 2잔
- 수프 2개
- 커피 2잔
그러면 이 6만원 짜리 식사를 하는데 공제되는 11,000 마일의 값어치는 어느 정도 되는 것일까?
아시아나 항공의 서울-제주 구간을 10,000 마일 공제하면 보너스 항공권을 받을 수 있으며 가격이 대략 16만원(왕복) 선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11,000 마일의 가치는 대략 18만원 선이라고 얼추 짐작할 수 있는데, 외식권(6만원)으로 구입하는 11,000 마일의 가치는 항공권(18만원)을 구입할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 하겠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은 보너스 항공권을 사용할 때보다 물건을 구입할 때 약 3배 정도의 마일리지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하는데, 왜 이런 식의 차별적인 마일리지 소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항공여행에서 누적하는 마일리지의 적립율이 생각보다 크며, 항공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갭(Gap)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 1 마일 당 15원 정도의 누적 가치가 있어.. |
외국의 사례를 보면 통상 항공 마일리지의 가치를 이야기 할 때 1마일당 2센트의 값어치가....있다고들 한다.
그럼 국내의 경우는 어떨까? 대한항공을 예를 들어 보자.
서울에서 LA까지 왕복으로 누적 마일리지는 약 10,000 마일(실제로는 12,000 마일 정도다)이 되며, 항공권의 가격은 통상 150만원 선이라고 가정한다.
또 나중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석 왕복 항공권 (서울 - LA) 의 공제 마일리지는 성수기가 105,000 마일이라고 볼 때, 한번 LA를 왕복할 때 누적되는 10,000 마일은 약 150,000 원의 적립 효과 (1 마일 당 15원 정도) 를 가져온다.
즉, 서울 - LA를 한번 왕복할 때 150,000원이 적립된다는 말이다.
- 간단하게 생각하면 서울 - LA 구간을 10번 정도 이용하면 1번의 무료 보너스 항공권이...
이런 계산으로 볼 때 항공 마일리지의 적립율은 약 10%에 이른다. 위에서 국내선 구간의 항공권 마일리지와 비교했듯이 단거리 노선은 장거리 노선에 비해 적립율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지불한 금액의 평균 약 8-10% 정도는 적립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신용카드나 회원 서비스에서 적립해주는 0.5 - 3% 적립율 보다는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높은 적립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항공사 입장에서 볼때, 무료 항공권이야 남는(?) 좌석을 항공권으로 제공하는 것이니만큼 소모되는 직접적 비용이 많지는 않은 반면, 일반 상품 구매 등의 서비스에서는 제휴사간 (이면) 계약을 감안하더라도 투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항공 서비스라는 무형의 서비스는 비교적 적은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그외 서비스는 해당 업체로 지급해야 하는 직접적 비용이 적지 않게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항공사는 항공 마일리지를 항공 서비스에만 국한하려고 하는 것이다. 항공 마일리지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소 손해본다고 느끼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아시아나 항공의 마일리지 확대 결정은 항공 마일리지를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때 뿐만 아니라 일반 상품 구매 등으로 사용 영역을 확대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가뭄에 콩나듯 이용하는 항공 서비스보다는 일반 상품 구매나 식사를 하는 편이 훨씬 유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서는 아직 유사한 서비스를 검토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우기 경기악화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시기라 더욱 그렇겠지만, 언젠가는 도입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종합해 보면 15만원 정도의 가치를 가진 10,000 마일을, 보너스 항공권 이용 시에는 15-6만원 정도, 식사 등을 할 때는 약 5만원 정도의 가치로만 이용하는 셈이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손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는 하다.
항공 마일리지 이용 시에 이를 꼼꼼히 따져 보시길.. 바란다.
어쨌거나 항공 마일리지는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가치있게 사용하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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