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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더 많은 수익모델 필요해 (진에어 PSP 대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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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휴가철이다.  태양이 작렬하고 있다.

요즘 국내선 항공편, 특히 제주 노선 항공편은 그야말로 미어 터질 정도다.  항공사에서 다수의 임시편을 증편했음에도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아마도 경제 사정 상, 비싼 해외 여행보다는 가깝지만 유명한 관광지인 제주로 방향을 바꾼 분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어도 비용 부담 때문에 쉽지않은 게 현실이다.  그 비용 부담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게 항공요금이다.  항공 요금만 어떻게 처리되면 지금 당장이라도 멋들어진 휴양지로 떠나고 싶은 분들 많으리라.

요즘 저가 항공이 활성화되면서 발품 아니 손품만 잘 풀면 항공 요금도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 항공사에 비해 5분의 1, 심지어는 10분의 1 정도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가 항공을 이용할 때는 그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저가 항공은 저렴한 항공권이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에 여타 서비스가 일반 항공사 수준만큼 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건 이미 저가 항공이 아니다.  여타 서비스를 최대한 줄이고 없애, 항공요금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링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저가 항공은 항공요금이 저렴한 대신, 부가 서비스가 거의 없고 이런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그에 따른 비용을 따로 지불하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저가 항공의 성패는 이런 수익 구조를 얼마만큼 적절하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반대로 승객 입장에서 불리한 것이냐?  그렇지 않다.  승객은 저렴한 항공요금은 최대한 만끽하고, 각자가 필요한 만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항공사,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윈윈(Win-Win) 수익 구조라 할 것이다.

최근 일반 항공사들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3-4시간 비행해야 하는 경우, 기내에서의 즐길거리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기내에서는 마땅히 할 것도, 갈 곳도 없기 때문이다.  영화 한편, 드라마 몇 편은 이 무료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데 더 없이 좋은 서비스다.

그래서 각 좌석마다 개인 비디오 시스템 (AVOD, Audio-Video on Demand) 을 갖추는데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하지만 저가 항공사들은 일반 항공사와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  똑같이 해서는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항공사가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설 확충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을 저가 항공은 줄일 수 있다.  이런 AVOD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내 영화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내에서 영화 감상이 기본처럼 되어 있는데, 저가 항공이라고 해서 이런 즐길 거리를 무작정 제공하지 않고 저렴한 요금만으로 승부할 수는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기내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다.  저가 항공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AVOD 장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또 승객들에게는 적절한 즐길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거기다가 이런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대여할 때 일정 요금을 통해 수익까지 낼 수 있으니, 저가 항공 입장에서는 일석삼조가 되는 것이다.

작년에 블로그를 통해 PSP를 제공하는 아프리카의 저가항공을 소개한 바 있다.

항공소식 아프리카 저가 항공, 기내 서비스로 PSP 게임기 제공 (2008/10/29)

아마도 세계에서 최초의 서비스인듯 싶었는데, 우리나라 저가 항공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달(2009년 8월)부터 우리나라 저가 항공 중 하나인 진에어가 '기내 PSP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한달 동안 시범 서비스를 통해 국내선 구간에서 소니(사) 게임기인 PSP를 서비스한 결과,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이번 달부터는 요금을 김포 - 제주 노선 (진에어)에서 2,0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jin-air.jpg
진에어의 PSP 대여 서비스

 

시범 기간 동안 특히 젊은 여성과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아마도 오락거리에 대한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령층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지난 한달 동안은 무료 대여였기에 많은 호응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국내선 구간(진에어)은 비행시간이 불과 40분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런 게임기 등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길만한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 시작 이후 어떤 실적을 보일 지 궁금하다.

하지만 진에어가 이 기내 엔터테인먼트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아무래도 국제선 취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지만, 국내선 구간이라는 짧은 비행시간 동안 유료로 이용할 이용객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를 국제선으로까지 확대한다면 상황은 제법 달라질 것이다.  현재는 PSP에 게임만 제공되지만, 국제선 노선에서는 영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것이라는 진에어 언급도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 저가 항공 여건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한성 항공은 이미 운항을 중지한 상태고, 다른 저가 항공들도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 형편이다.  심지어 저가 항공 중에 가장 큰 규모로 국제선까지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조차 아직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을 정도다.

저가 항공은 항공권을 통한 수익 증대에는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항공권 요금을 저렴하게 제공해야 하는 원죄 때문이다.  그럼 이런 원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만 한다.  라이언에어라는 성공한 저가 항공의 대표 주자를 연구하면 비슷한 답을 발견할 수 있다.  무료 수하물은 물론 공항에서 카운터 마저도 없애 비용을 줄인다.  화장실 요금도 받겠다고 하고, 뚱뚱한 사람들에게는 추가 요금까지 요구한다.  항공권은 환불은 물론 항공편 변경, 날짜 변경은 아예 불가능하다.

이렇듯 항공권 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무수히 많은 다른 추가 서비스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증대하는 것이야 말로, 저가 항공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아닌가 싶다.

그런 측면에서 부족한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약점을 극복하고, 일정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진에어의  이런 수익 모델은 대단히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더더욱 국제선 취항을 앞둔 이 시점에서는 말이다.
 

저가 항공들이여, 부지런히 부가 수익 모델을 개발해 기필코 살아남아라.  당신들이 살아 남아야 저렴한 항공 요금을 이용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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