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여승무원을 바라보는 느낌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뭘까?
전 세계를 누비는 자유로움? 도도한 콧대? 세련된 복장의 멋진 모습?
여러가지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라고 하면 '예쁘다' 하는 느낌 아닐까 싶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선호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보기에 좋고 아름다운 것이 내용도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라는 말처럼 말이다.
승무원은 전부 미인이다?
실제 항공사 승무원들은 예쁠까? 일부는 맞고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승무원은 선망의 직업 중 하나였다. 자유롭게 해외를 드나들 수 있는 장점은 다른 직업에서 누리지 못하는 해방감과 우월감을 가지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승무원을 지망하는 여성들도 많았고, 항공사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예쁜 사람을 뽑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해외여행이 자유롭게 된 지금, 승무원의 인기는 예전만 못해진 것이 사실이다. 항공서비스 업종이라는 것이 몸이 고달픈 것은 물론 마음도 고달프게 한다. 항공기가 비행하는 동안 내내 서서 서비스하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오랜 비행에 갖가지 질병에 시달린다.
또한 고객을 왕으로 모셔야하는 서비스 업종 종사자에게 고객으로 하여금 불만족한 느낌을 갖게하는 것은 최악이기에 승무원들이 느끼는 심적 고통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예전에 승무원이라는 직업에서 느꼈던 매력이 다소 감소한 측면과 함께 항공사의 수가 급증하고 승무원이 되는 기회 또한 늘어나게 됨에 따라 항공사는 자연스럽게 '예쁜 승무원' 보다는 서비스에 적합한 승무원을 찾는 방향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승무원이 되고 싶어 하지만..
따라서 최근 항공사들은 승무원, 특히 여승무원을 채용할 때 사람들로 하여금 호감을 갖게하는 인상과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 사고를 주요 선발 포인트로 삼게 되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아름답다면 더욱 좋기야 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예쁘다는 것으로 채용 기준을 삼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점은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선발 기준이 있으니, 그건 다름아닌 신장이다. 어느 정도 키가 되어야 승무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항공사들은 승무원 선발 기준에 신장이 162cm 혹은 그 내외로 삼고 있다. 그보다 작은 사람들이 채용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여러분들도 공항에서 마주치는 승무원들 가운데 키가 작은 분들은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선반 다뤄야 하는 승무원..
왜 그럴까? 키 큰 사람이 보기 좋기 때문에?
아니다. 승무원의 키는 기내 서비스와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휴대한 가방이나 소지품 등을 보관하는 장소가 있다. 의자 아랫부분과 머리 위에 있는 선반 (Overhead Bin) 이다.
문제는 이 선반 (Overhead Bin) 을 키가 작은 경우에는 다루기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출발 시간을 앞두고 마지막 기내 점검을 할 때 승무원들이 일일이 선반이 제대로 닫혀 있는 지 살핀다. 자칫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열려 자칫 물건이라도 떨어진다면 승객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내 선반의 높이 때문에만 승무원의 키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하는 업무는 그리 고상하지 않다. 밀고 당기고, 기내식 카트를 들어 올리고 하는 작업은 마치 육체 노동에 가깝다고 할 정도다. 또한 비상사태에는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탈출시킬 의무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어느정도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그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제복은 사람을 멋있게 보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곤 한다.
승무원이라는 직업 또한 이 제복을 배경삼아 보여지기 때문에 '예쁘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런 눈에 보이는 매력 때문에만 승무원 직업을 선택했다가 일년도 채우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않아 항공사들은 인력 수급에 애를 먹기도 한다.
직업은 멋으로 하는 게 아니다.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무장하지 않는 한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이는 어떤 직업이라도 그 이면의 어려움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