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항공교통 하면 미국이나 유럽을 떠 올린다.
민간 항공 발달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현재 운영되는 대부분의 민간항공 절차나 제도들이 이들 나라에서 비롯된 것이니 말이다.
그럼 제목에서 항공 교통 3대 지역 운운했는데, 미국과 유럽이 항공 교통의 중심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지역 하나는 어딜까?
정확한 수치적 통계로 확인한 사항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우연히 접한 동영상을 통해 보니 항공교통의 중심지 나머지 한 지역이 어딘지 극명하게 나타난다.
바로 다름아닌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아시아 지역이 그곳이다.
이 동영상은 유럽의 모 대학 연구진이 전 세계 항공사의 각 노선을 시뮬레이션한 것으로, 하루동안 각 시간 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운항하는 항공편 이동 모습을 가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동영상을 보면 마치 벌떼나, 개미 떼가 태양의 이동에 따라 먹이를 찾아 몰려드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 비행편이 많기는 엄청나게 많은 모양이다.
이 동영상에서도 보면 적어도 항공 교통량만으로만 보면 아시아가 미국이나, 유럽의 그것과 대등한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민간 항공분야에서의 아시아 국가, 항공사 위상은 형편없기 짝이 없다.
IATA 등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해 보면, 일단 참여 항공사들의 면면이 유럽 항공사가 주를 이루고, 다음이 미국 항공사들이다. 반면, 아시아권에서는 참가하는 항공사가 그리 많지 않다. 기껏해야 싱가포르 항공, 캐세이 퍼시픽, 일본 항공, 대한항공, 그리고 그외 몇개 항공사 정도인 것이다. 비록 몇 년 전이긴 했었지만, 중국 항공사들의 참여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정도의 항공사 참여도로는 민간 항공 분야의 각종 절차나 제도 수립에 있어 아시아권 국가 및 항공사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 그저 만들어 놓은 그들 제도나 절차를 따라가기 급급할 뿐인 것이다.
아시아권 항공사 영향력 미미
항공 교통분야에 있어 결코 작지않은 시장을 차지하면서도 왜 이렇게 끼치는 영향력이 적을 수 밖에 없을까?
우선은 민간 항공분야의 정책을 만들고 끌고 나가는 주도적 위치를 아시아권 항공사들이 차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국제 회의나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이 원인인데, 이런 것은 굳이 항공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긴 하다. 다른 정치적, 군사, 경제 분야에서도 아직 아시아권 국가들이 주도적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적극적인 참여를 막는 원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사실 IATA 국제 회의에 참가해 보면 아시아권 항공사들은 의견 제기나 상대방 설득에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영어에 대한 부담도 한 몫을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항공교통량 만을 놓고 보면 세계 항공교통을 주도하는 지역 중의 하나가 아시아다. 비록 현재는 단순히 항공교통량으로서만 중요성을 가지는 지역이지만, 향후 교통시장으로서의 가치 뿐 아니라, 세계 민간 항공교통 분야에서 정책과 흐름을 주도하는 아시아권 항공사의 미래 모습을 그려본다. 이런 미래를 위해 아시아 국가의 위상을 신장시키는 것은 물론, 각종 국제기구 및 단체로의 적극적인 항공사 참여가 요구된다 하겠다.
(2008/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