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에게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는 꿈에도 잊을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을 안겨준 사건이다.
미국이 개국한 역사 이래, 미국 본토가 직접적인 공격을 당했던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으로부터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당한 일은 있었지만, 본토가 아니었기에 전략적 목적 외에 그다지 큰 의미는 두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에게 민간 항공기라는 존재는 편리한 교통수단이라는 점과 테러에 이용된 테러도구였다는 점을 동시에 인식하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월요일 (4월 27일) 미국 뉴욕 맨하탄 상공에 보잉 747 항공기 한대와 F-16 전투기 한대가 굉음을 내며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시간도 잠깐이 아닌 약 30분 정도를 아주 낮은 고도 (1000피트 내지 1500피트) 로 날았기 때문에 뉴욕 시민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혹시 제 2의 911 테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상상해 보시길.. 민간 대형 항공기 한대가 한대가 아주 낮은 고도로 뉴욕 상공을 비행하고 있고, 그 뒤를 F-16 전투기가 쫓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아래 동영상에 확실히 보인다.)
이 순간 시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2750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를 떠 올리기에 충분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어이없게도 이 대형 비행기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Air Force One 이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탑승하고 있지는 않았다.
아니, 대통령 전용기가 미국 뉴욕 상공을, 그것도 낮은 고도로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다니... 그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다름아닌 소위 "Photo Opportuniry"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나,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을 때, 포토라인 이라는 것을 운영하는데, 일반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사진을 제공하기 위해 관습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Photo Op 도 일종의 포토라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일반 미디어에 그 촬영대상을 오픈한 것은 아닌 것이 포토라인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도심 위로 대형 747 항공기가 비행하게 한 해프닝은 새로 출범한 오바바 행정부를 기념할 겸, 대통령 전용기의 새로운 '배포용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진이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Air Force One) 이 러쉬모아 산을 지나가는 장면이다.
이 사진을 어떻게 찍었을까? 우연히 찍혔을까? 말도 안된다. 철저한 보안이 중시되는 대통령 전용기에 어느누가 근접해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 얼굴 상이 있는 유명한 러쉬모아 산을 배경을 찍힌 이 대통령 전용기 사진은 다분히 의도되고 연출된 사진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언론) 배포용 사진이라는 것이다.
엊그제 뉴욕 맨하탄 상공에서 일어난 소동도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인데, 다만 이번에는 그 배경을 러쉬모아산이 아닌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대통령 전용기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이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고 한다.
오바바 대통령은 사후에 이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고 전해진다. 급기야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위해 사전 고지도 없이 대형 비행기를 도심 위로 낮게 띄우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 이라는 백악관의 사과 성명서가 발표되기에 이를 정도로 화를 냈다고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미국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이날 비행한 에어포스원은 2대 중 한대인 Mock-up (모형) 비행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Air
Force One 은 2 대를 운영하는데, 대통령이 탑승하는 실제 전용기와 안전을 위해 똑같은 형태의 모형기를 동시에 띄운다.)
어쨌거나 포토라인이 연예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해 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
ps) 참고로 아래는 다른 곳에서 촬영된 추가 동영상이다.
추가 (2009.5.9)
결국 이날 뉴욕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비행 결과물이 나왔다.
본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자유의 여신상, 뉴욕 맨하탄을 배경으로 한 멋진 에어포스원 배포 사진이다. ^^;;
이 사진을 건지기(?) 위한 이날 비행에 들었던 직접 비용은 연료비, 정비비를 감안하면 미화 49,770 달러였다고 로버트 게이츠 美 국방장관이 언급했다. 다만 비행시간 당 연간 평균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30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