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랩 고장 때문에 풀 스피드로 착륙해야 했던 여객기
- 더 긴 활주로를 가진 공항으로 기수를 돌려 폭우 속 랜딩기어 브레이크만으로 기적적으로 멈춰
항공기 플랩(Flap)은 이륙할 때 양력을 만들어 공중에 뜨는 힘을 만들어 내지만 착륙할 때는 항력을 만들며 하강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터치다운 해서는 제동장치 역할도 담당한다.
그런데 플랩이 고장난 상태, 그것도 폭우 속에서 무사히 비상착륙을 성공시킨 기적같은 일이 발생했다.
23일, 그리스 크레타섬 헤라클리온을 출발해 영국 리즈 브래드포드공항으로 향하던 Jet2.com 소속 항공기(LS444편)로부터 비상선언이 나왔다. 항공기 조종면 가운데 하나인 플랩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랩이 고장난 상태에서 원래 목적지인 리즈 브래드포드공항은 활주로가 2200미터에 불과해 착륙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조종사는 약 800미터 더 긴 활주로가 있는 맨체스터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조종사는 맨체스터공항 관제에 비상선언을 통해 항공기가 플랩 고장으로 최고 속도로 착륙할 수 밖에 없다고 전달했다.
플랩 고장 때문에 풀 스피드로 착륙하는 Jet2.com 항공기
당시 맨체스터공항 상황 역시 우호적이지 않았다. 폭우 속에 활주로는 비에 젖어 있어 항공기 제동거리를 줄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풀 스피드로 착륙하면서 제동 기능을 담당하는 플랩도 고장나 있으니 결국 랜딩기어 타이어 휠 브레이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기내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문자나 기도 소리가 들여왔다. 활주로에 착륙한다 해도 항공기가 크게 파손되거나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는 등 최악의 경우까지 예상해야 했다.
항공기가 비상 착륙할 맨체스터공항은 비상상황에 돌입했고 활주로 주변에 6대 긴급 소방차가 대기하며 항공기가 착륙하기만을 기다렸다.
항공기는 풀 스피드로 활주로를 향해 내려와 활주로에 닿자 마자 보조 제동장치인 리버서가 가동되었고 랜딩기어 브레이크는 최대치로 작동했다. 항공기는 가까스로 활주로 거의 말단에 이르러서야 멈춰설 수 있었고 기내에서는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탑승자 어느 누구도 부상없이 항공기는 무사히 터미널로 들어와 멈춰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