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왠지 모르게 꺼림직한 무언가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숫자 '4'는 왠지 죽음을 의미하는 '사(死)'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 고층 빌딩에도 4층은 대개 표시하지 않거나 아예 없다.
서구인들에게 꺼림직한 숫자는 뭘까?
아마도 '13' 이라는 숫자와 '666'이라는 숫자 아닐까 싶다. 거기다가 '금요일' 또한 그리 달갑지 않은 요일이다. 이 모두가 기독교에서 유래한 것으로 예수 최후의 만찬 때 참석 인원이 13명이고,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이 금요일이기에 가뜩이나 꺼림직해 하는 숫자 13일과 금요일이 겹치면 왠지 더 불길해 한다. 숫자 12는 완전한 숫자를 13은 불완전한 숫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666' 이라는 숫자는 기독교에서 악마의 숫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는 서구에서는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숫자다.
그럼....
바로 어제 13일, 그리고 금요일... 게다가 HEL (지옥? Hell?) 이라는 도시로 666편 항공기를 타야 했다면 여러분의 기분은 어땠을까?
이런 비행편이 있을까?
있다. 실제로 존재한다. 그것도 기독교 본산지라 할 수 있는 유럽의 한 항공사가 실제 운영하는 항공편이다.
핀란드의 핀에어 666편 은 코펜하겐(CPH)에서 헬싱키(HEL) 로 운항하는 스케줄인데, 어제 9월 13일 금요일에도 비행에 나섰다.
이름하여 13일의 금요일, 666편 항공기가 지옥(HEL) 으로 비행했다.. ㅠ.ㅜ
* HEL 은 지옥(Hell)과도 발음도 철자도 유사하다.
AY666 편 코펜하게 - 헬싱키 항공편 비행시간은 1시간 35분이며, 두 도시를 매일 운항하고 있는 핀에어의 정기 항공편이다.
어지간하면 꺼림직해 하는 숫자를 이용한 항공편명은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핀에어는 과감히 사용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이전에 사고가 났던 항공편명도 다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인 항공업계 분위기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항공상식 영원히 사용하지 않는 항공편명 (2013/08/17)
더 궁금한 점은, 해당 항공편(666편)에 어제 (13일, 금요일) 탑승했던 승객들은 이런 내용을 조금이라도 인지하고 있었을까? 아니 이미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오히려 즐기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