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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터미널, 인천공항에서 6개월 지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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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국제선 공항에서는 하루에서 수천, 수만명이 출입국 한다.

특정한 나라에 입국한다는 것은 그 국가가 요구하는 적법한 서류를 소지해야 하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간혹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항공사나 입국자 본인의 실수로 적법한 서류를 확인하지 못했거나, 절차를 거치지 못하기도 한다. 이 경우 특별히 예외 조항을 두어 그대로 입국시키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다시 출발지 국가로 되돌려 보내기도 한다.

한 아프리카인이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했다. 그는 고국에서 군대 입영 명령을 어기고 비행기를 세번이나 갈아타면서 우리나라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하지만 당국은 난민사유가 부족하다면 이 사람을 출발지 국가로 되돌려 보낼 것을 명령(입국 거절, Inadmissible Passenger)했다. 고국으로 되돌아 갈 경우 구속될 것을 우려해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이 사람은 인천공항 내 항공사가 비용을 지불하는 송환 대기실(Detain Facility)에 머물게 된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벌여 승소를 통해 대기실에서 벗어났고 입국하게 되었다. 난민심사 조차 받지 못하도록 한 당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 덕분이었다. 이렇게 그는 우리나라 도착 후 6개월 만에 한국에 정식 입국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에게 앞으로 난민심사라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난민 자격을 획득하는 절차가 남았지만 말이다.

이렇게 공항에서 입국, 혹은 출국을 하지 못하고 체류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체류했던 이란 출신의 나세리(Nasseri)라고 하는 인물이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18년 동안 파리 샤를드골공항 제 1터미널에서 입국하지도, 출국하지도 못하고 생활했다. 이 사건은 톰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Terminal)' 의 모티브가 되었다. 그는 그 생활 중에 자서전을 내기도 했을 정도로 인생 상당기간을 공항에서 보냈다.

항공 일상다반사 공항에서 18년동안 산 사나이(2009/06/14)


터미널에서 생활하는 나세리


터미널 생활 중에 낸 자서전과 자신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터미널 포스터 앞에서

이 외에도 공항에서 생활한 사례는 여럿 있다. 중국으로 돌아가려다가 자국에서 입국 거절되어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90일 동안 숙식한 사나이,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에서 4개월째 살고 있던 사나이 등이 있는데 대개 정치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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