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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2차례 기체결함으로 37시간 지연 승객에게 90만 원씩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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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불가항력적 기체결함도 의무 다하지 못하면 항공사 배상 책임 있어
기체결함이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 못했다면 승객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12일, 승객 119명이 이스타항공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공사는 각 승객에게 9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기체결함은 예측하기 어려운 불가항력적인 사안으로 비록 지연이나 결항이 있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배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던 전례를 비추어 이례적인 판결이다.
‘국제항공운송에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일명 몬트리올 협약)에 따르면 항공 운송인이 승객이나 수하물의 지연에 대해 원칙으로 책임이 있으나 승객의 손해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손해배상이 면책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를 들어 면책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1차 결항은 고장난 부품 기능 저하는 사전에 예방할 수 없는 부분이고 2차 결항은 말레이시아 폭우로 인해 전기 회로에 습기가 생기면서 고장이 난 자연재해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항공사가 제시한 자료로는 정비의무를 다했다거나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항공사의 주장은 옳지 않다'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출발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항공기 랜딩기어 고장이 발생해 하루 늦춰졌으며 승객들은 다음날 대체 항공기에 탑승했지만 역시 엔진 고장으로 반나절 더 지연되며 결국 37시간 지연 도착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이외에도 성탄절 연휴 기간 항공편 기내에서 14시간 동안 대기하다가 결항된 사건과 관련해서도 집단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항공소식 성탄절 14시간 기내 대기시킨 이스타항공, 집단소송(2018/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