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 지역,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 들어서는 것 강력히 반대
- 특히 공기업 인천공항공사가 인프라 등을 제공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라는 주장
항공기 정비사업(MRO)을 두고 지자체와 공항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항공기 제조 및 정비산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사천 지역에서 인천공항의 항공기 개조시설 분야 참여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3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함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MRO 사업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인천공항공사가 단순히 부지 제공에 그치지 않고 격납고 및 인프라 등 항공MRO 개조시설 건축 및 임대가 포함돼 있다'며 인천공항공사가 MRO 사업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법상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가 항공기 개조 등 MRO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명백한 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5월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IAI, 항공정비 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와 함께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 사업은 2024년 B777-300ER 여객기의 화물기 초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항공기 개조사업 합의각서 체결(인천공항, 샤프테크닉스케이, IAI)
사천 시가 이렇게 인천공항의 MRO사업 진출(?)을 극렬히 반대하는 것은 사천 지역을 항공MRO 산업 본거지로 삼겠다는 전략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 항공기 개조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곧 항공MRO 사업이 본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리적 특성상 인천공항이 사천 지역보다 항공MRO 사업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사천 지역은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의 MRO 사업 시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청주 지역을 근거지로 하려고 했던 MRO 사업에도 반대했었다. 2010년 정부가 청주공항을 MRO 유망 거점으로 지정하고 추진했지만 KAI, 아시아나항공 등과 원만히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며 결국 중단되 바 있으며 당시에도 사천 지역은 청주 지역 MRO는 중복 투자라며 사업 추진을 반대했었다. 이번 인천공항에 구축될 항공기 개조사업에 대해서도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직접 항공MRO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사천 지역은 기본적으로 사천 이외의 지역에서 항공 MRO 산업이 구축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우리나라 국제선 거점 공항이 있는 인천 지역에 항공 MRO 산업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는 여론에 대해서도 불쾌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인천공항이라는 공기업이 MRO 사업에 발을 담그는 듯한 모습은 '타 지역 MRO 사업 유지'를 반대하는 사천 지역에게 '법령 위반'이라는 좋은 명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