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용하는 민간 항공기 중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B737, A320 시리즈 등을 소형급으로 분류하곤 한다.
A380 이나 B747 같은 대형 항공기종, 그리고 B787, A330 같은 중형급 기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항공기 시장에서 130-220석 규모를 가진 B737 이나 A320 을 소형 항공기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항공기종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고, 또 나름대로 적지 않은 시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B737 이나 A320 등의 기종이 여객기 기준으로 중간 복도를 사이에 두고 한 열에 6명 착석할 수 있는데 반해, 아래 소개하는 70-130석 규모의 작은 항공기들은 대개 한 열에 4명 정도 앉도록 구성한다.
최근에는 터보프롭 기종보다 제트엔진을 장착한 기종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70~130석 규모의 작은 비행기들도 터보프롭에서 제트기종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터보프롭 항공기 시장의 강자였던 봄바디어의 ATR 시리즈나 Q 시리즈보다는 제트기종인 CRJ 나 엠브레어사의 E-Jet 시리즈로 선호도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최근 개발되어 운용되는 70-130석급 소형 제트항공기 시장에서 최강자는 누굴까?
■ CRJ700 시리즈 (봄바디어, 캐나다)
선두주자는 1991년 개발된 봄바디어의 CRJ100 시리즈(-200)였다. 70석 이상 규모인 CRJ700 시리즈(-800/900/1000)는 1999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약 721대 가량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봄바디어사의 소형급 상용 항공기 시장에서 ATR, Q 시리즈로 대표되는 터보프롭 항공기종과 함께 두 축을 이루는 인기 판매기종이다.
봄바디어 CRJ700 시리즈(CRJ700, 70석 규모)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항공기 제조사가 바로 브라질의 엠브레어다. 1969년 설립되어 브라질이 자랑하는 대표 산업인 항공기 제조기업 중 하나로, 군용 비행기에서부터 민간 상용항공기까지 다양한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해 2004년부터 비행을 시작한 E-Jet 시리즈가 바로 그 도전 주인공이다.
■ E-Jet 시리즈 (엠브레어, 브라질)
봄바디어 CRJ700 시리즈(-700/800/900/1000)보다 다소 늦은 2004년에 시장 진입했지만 E-Jet 시리즈(E-170/175/190/195)는 2015년 3월 현재까지 1,110대 판매되며 봄바디어의 CRJ700 시리즈를 앞서고 있다. 특히 E-175 기종은 2013년 판매된 동급 북미 항공기 판매시장에서 약 80%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E-175 기종은 80-90명 탑승 가능한 비행기로 봄바디어의 CRJ700/800/900과 치열하게 판매 경쟁을 벌여왔으나 최근에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 판매시장에 따르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해당급 항공기들이 2034년까지 약 53% 신기종으로 교체된다는 전제로 북미 시장에서만 2035년까지 향후 20년 동안 70-130석 규모의 항공기는 약 2,060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액으로는 960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는 엠브레어가 E-Jet 시리즈를 메인으로 70-130석 규모의 소형급 제트 항공기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엠브레어 E-Jet 시리즈 (E-175, 80석 규모)
■ CSeries (봄바디어, 캐나다)
그러나 현재 봄바디어가 개발 중인 CSeries 기종이 비행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 시장 판도는 어떻게 바뀔 지 알 수 없다. 대한항공이 도입하기로 계약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기종인 CSeries 기종은 100-160석 규모로 엠브레어 E-Jet 시리즈보다는 다소 크고 기존 베스트셀러 기종인 B737, A320보다는 다소 작지만 B737, A320 시리즈가 조금씩 대형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100-160석 규모 항공기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5월 주문량 243대)
개발 중인 봄바디어 CSeries (CS100, 110-120석 규모)
■ MRJ (미츠비시, 일본)
한편 중소형급 항공기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는데 바로 일본의 미츠비시다. 일본은 1960년대 터보프롭 상용 비행기 YS-11 개발에 성공은 했으나, 2차 세계대전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던 위용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182대만 생산하고 더 이상 개발되지 못했다. 그로부터 약 40여년이 지나 일본은 제트 민간항공기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츠비시중공업이 개발 막바지에 있는 MRJ(Mitsubishi Regional Jet)가 그 주인공으로 2017년 상용 비행에 들어가게 된다. (항공소식 일본 최초의 제트 여객기 공개, 미츠비시 MRJ(2014/10/21) ) 사전 주문량만 현재까지 407대(옵션 183대 포함)를 확보하고 있어 중소형급 항공기 시장에서 엠브레어, 봄바디어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미츠비시중공업의 MRJ (MRJ70, 80석 규모)
■ ARJ21 (COMAC, 중국)
중국도 COMAC 사가 개발 중인 ARJ21 를 앞세워 본격적인 제트 민간항공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2015년 상용비행을 앞둔 ARJ21은 80-90석 규모로 중국 항공사를 상대로 342대 주문량을 확보한 상태다. (항공소식 중국 최초 제트 여객기, 인증 획득(2014/12/31) )
ARJ21
참고로 COMAC 사는 현재 완성 단계에 있는 ARJ21 보다는 다소 큰 항공기인 C919 개발 역시 진행하고 있지만 다소 지연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ARJ21 과는 달리 보잉, 에어버스의 B737, A320 시리즈와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파리 에어쇼에서 중국 항공사를 중심으로 대량 주문을 받아 2015년 6월 현재 주문량 900대를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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