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많은 비행기 위험하다? 83세 비행기 노익장
- Boeing 247, 시대를 가른 혁신적인 항공기
요즘은 제작된지 20년된 항공기는 퇴물, 아니 매우 위험한 비행기 취급을 받는다.
오래된 항공기는 낡고 위험하다는 인식을 정부가 나서서 부추긴다. 20년 이상된 비행기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자율(?)협약을 맺도록 정부는 항공사들을 강제하기도 했을 정도다. 단순하게 기령 만으로 안전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소비자들의 인식을 거스르는 안전불감증 정도로 치부되기 일쑤다.
항공칼럼 나이 많은 항공기 위험하다는 믿음을 국가가 조장?(2015/7/30)
얼마전 미국에서는 53년된 B727 항공기의 마지막 비행이 화제가 되었다. 제작된 지 53년이 되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 화제가 된 이유는 28년을 비행하고 지상에 세워둔 지 25년 만에 다시 비행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항공소식 53년된 B727 항공기, 25년 잠을 깨고 마지막 비행(2016/3/3))
그런데 53세 비행기는 청년이었다. 해당 기사의 반응에 '노인 학대'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 소개할 이 비행기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83년된 비행기를 날게 하다?
2016년 4월 29일, 보잉 공장이 있는 미국 시애틀 킹컨트리공항(King Country International Airport)에서는 역사적인 비행이 있었다. 보잉이 항공 초기 시절 개발했던 Boeing 247 항공기가 현역 당시 소속인 유나이티드항공 당시 로고를 달고 마지막 비행을 실시했다.
이 Boeing 247 항공기는 1933년 보잉이 개발한 쌍발 비행기로 비행기 발달, 개발 역사상 중요한 획을 긋는 비행기로 평가받는 기종이다.
이날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박물관으로 향한 이 Boeing 247D(N13347)은 현재 존재하는 Boeing 247 항공기 4대 중 유일하게 비행 가능한 기체로 1933년 제작된 것이다. 올해로 제작된 지 무려 83년이나 된 초고령 비행기다.
Boeing 247, 시대를 가른 혁신적인 비행기
20세기 초 비행기 개발 초기 시대 보잉은 그저 그런 비행기 개발사 중 하나였다. 당시 쟁쟁했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비행기 제작사들은 그야말로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며 발전하고 있었으며, 1916년 윌리엄 보잉에 의해 설립된 보잉은 1930년 이전까지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보잉을 항공기 개발사로서 단단한 반석 위에 올려 놓은 비행기가 바로 Boeing 247이다. 불과 75대 밖에 생산되지 않았지만 이 기종이 끼친 영향은 비행기 개발역사에 있어서 매우 크다. 오늘날 발전된 항공기 기준으로 본다면 별 볼일 없는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에 불과하겠지만, 1930년대까지의 변변찮은 비행기 개발 기술을 대폭 향상시켜 Boeing 247을 기점으로 민간 항공기의 세대를 앞뒤로 가를만큼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기체라 할 수 있다.
보잉은 1930년대 초 Model 200 Monomail과 B-9 개발로 축적된 기술을 발전시켜 미국 최초의 완전 금속제 유선형 비행기인 Boeing 247을 탄생시켰다. 모노코크 구조의 기체, 저익형 캔틸레버식 주날개, 접어 넣을 수 있는 랜딩기어 등이 적용되었으며, 날개 구조면에서는 조종면(Control Surface)를 가지고 있었고 오토파일럿, 주날개와 꼬리날개에는 결빙 방지장치(Anti-icing) 등을 장착해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는 완전 밀폐형 기체 구조를 가진 비행기였다. 또한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객실 뒷부분에는 화장실과 화물칸을 설치하는 등 상업적 용도의 비행기로도 높은 활용도를 가졌다.
그리고 1940년에는 모델 307(1938년)에서 처음 적용되었던 기내 여압장치까지 갖추게 되면서 그 이전까지 1차 세계대전 폭격기 형태를 조금 변형시켰던 다른 여객기와는 확연히 구별된, 혁신적인 비행기 면모를 보여주었다.
1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여객기 및 항공우편 비행기로서 명성을 떨치며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항공기 제조와 수송에 있어 개척자라는 의미에서 구겐하임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3년 후인 1936년, 모델 247과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가졌으면서도 훨씬 많은 승객(최대 30명)을 실어나를 수 있는 대형 비행기인 DC-3가 등장하면서 모델 247의 인기는 반감되었다.
비록 Boeing 247이 비록 DC-3 등의 대형 항공기 등장으로 인해 대량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항공기 제작사로서 보잉(Boeing)의 명성을 만들어준 비행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비행기를 운용했던 유나이티드항공이 더욱 발전하는데도 크게 기여한 기종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초창기 여객기로서는 획기적인 성능을 갖춘 비행기였으며 이후 등장하는 많은 여객기·비행기에 지대한 영향을 준 바로 그 Boeing 247 비행기가 지난 29일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8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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