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해외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우연히 검색된 기사 중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이동 중에 있던 항공기를 탄 승객 하나가 항공기의 문을 함부로 열었다가, 벌금을 물게되었다는 소식이 그것이었는데, 기사를 읽다보니 경악스러웠던 것이 그 승객이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 1월 1일, 하노이(베트남)에서 시엠립(캄보디아)까지 운항하는 베트남 항공편(VN845)에 탑승했던 한 한국인(고 모씨)이 아무런 이유없이 항공기 출입문을 열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항공기가 지상을 이동하던 중에 발생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피해는 없었지만,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한 이 승객에게 베트남 교통부(The Transport Ministry)는 15,000,000 베트남 동(Dong) 벌금을 부과했다.
비록 미화 840달러 정도에 불과한 작은 금액이었지만, 저지른 행동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베트남 항공은 전했다.
나도 항공사에 근무하지만 승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항공기 문을 어떻게 여는 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물론 업무상 항공기 외부에서 여는 방법은 알지만, 항공기 내에서 문을 열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절차가 제법 복잡하기 때문에 사실 잘 모른다.
이런 걸 생각하면 그 사람도 대단하다. 어떻게 알았을까? 승무원이 문을 여닫는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었나? ^^;;
이 어처구니 없는 승객이 저지를 행동이 다행히 항공기가 지상에 있을 때 한 것이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을 때 항공기 문을 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대형사고가 벌어지는 것이다. 자칫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의 끔찍한 대형사고 말이다.
단, 항공기 문을 열 수만 있다면 말이다. ^^;;
사람의 힘으로 비행 중인 항공기 문을 열 수 있을까?
무슨 말일까? 문을 열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문을 열 수 없다는 말인가?
맞다. 항공기가 일정 고도의 높이에서 비행할 때는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항공기 문을 열 수 없다. 문을 열 수 없는 이유는 항공기 안과 밖의 압력 차이 때문이다.
항공기가 보통 40,000피트 상공에서 비행한다고 하더라도 항공기 기내 압력은 승객들이 무리없이 지낼 수 있도록 지상과 비슷한 압력(실제로는 백두산 높이 정도의 기압)을 유지해야 한다.
답답해! 문 열라니까!!
그러다 보면 항공기 내외의 압력 차이가 발생한다. 항공기 밖의 낮은 압력과는 달리 기내는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대략 풍선과 같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그 풍선이 지상에서는 멀쩡하지만, 일정 높이의 상공으로 올라가면 내부의 높은 압력과 외부의 낮은 압력 차이로 인해 결국 풍선이 터지게 된다.
항공기도 마찬가지다. 내부의 압력을 지상과 같은 조건으로 만들어 높은 고도에 올라가면 낮은 외부 압력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풍선처럼 터지지 않으려면 항공기 기체의 재질과 구조가 튼튼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4만 피트 상공까지 올라갈 수 없다.
이렇게 높은 고도에서 항공기 기체에 가해지는 힘(압력)의 크기는 항공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8-10psi 정도라고 한다.
8-10psi는 어느 정도일까? 가로, 세로 1인치 면적에 가해지는 1파운드의 힘(압력)이 1psi 다. 즉, 항공기가 4만피트 상공에서는 항공기 안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압력이 1인치 면적에 약 8-10파운드의 힘이 가해진다는 얘기다.
항공기 도어에 가해지는 엄청난 압력
항공기 도어(문)는 락(Locking)이 풀리면 일단 어느정도 항공기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바깥으로 열리게 되어있다. 즉, 문을 열려면 일단 도어를 안으로 당겨야 한다.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항공기 안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압력의 힘이 8-10psi 이기 때문에 항공기 문을 안으로 당기기는 불가능하다.
항공기 문 크기를 가로 1.5미터, 세로 2미터라고 가정해 보자.
가로가 약 60인치, 세로가 약 80인치이므로 4,800인치 면적에 약 10psi 압력이 가해진다는 얘긴데, 이때 힘(압력)은 약 48,000파운드가 된다.
즉 항공기 도어(Door) 면적에 가해지는 힘의 양이 21톤 정도가 되는 것이므로 사람의 힘으로는 이런 압력이 가해지는 문을 연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사람이 왜 항공기 문을 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이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비록 지상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다행이었지만... 참, 알 수 없는 게 사람 머리 속이다... 왜 그랬을까? ^^;;
땡 열수있음 14년지난 지금은 열수있음ㅋㅋㅋㅋㅋ
지금 말많은 그분은 200미터에서 열었고... 본문에 예시를 든 4만피트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면 이렇게 생각없이 댓글을 안달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