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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항공 승무원이 추구하는 '매뉴얼에 없는 서비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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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고객의 필요를 예측하는 능력 필요..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개의 거대 항공사가 일본 항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한 때 잠깐이나마 세계 최대 규모로 불렸던 일본항공은 지난 2010년 법정관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현재는 전일공수(ANA)에 이어 2위 자리로 밀려난 상태다.

파산보호라는 뼈를 깎는 아픔을 겪으며 절치부심한 끝에 최근 흑자로 돌아서면서 과거의 영광을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일본항공이 실패했던 이유로 관료주의 조직, 방만한 기업운영, 주인없는 회사 등 여러가지 들 수 있겠지만 서비스 품질에서만큼은 그 이유에 포함시킬 수 없다.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 등과 함께 아시아 항공사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본항공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서비스품질 달성을 위해 어떤 훈련을 하고 있나? (주1)

일본항공은 기본적으로 3가지 교육을 실시한다. '서비스란 무엇인가?'라는 서비스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교육, 그리고 안전하고 쾌적한 항공여행을 위한 철저한 안전/서비스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매뉴얼화하여 습득한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안전, 서비스 교육'은 어느 항공사나 다 하고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최근 일본항공이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세번째 교육이 바로 '예측하는 능력 향상'이다. 

"고객이 말씀하신 것에 정중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감지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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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화된 매뉴얼이 없는 교육..

하지만 승무원 교육을 담당하는 훈련강사가 언급한 이 감지능력을 키우기 위한 규격화된 매뉴얼은 없다. 이 감지능력은 '왜(Why)' 라는 궁금증을 가질 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롤플레이(Role Playing) 형식의 훈련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어내도록 한다. 따라서 이 훈련에는 '정답'이 없다. 담당 훈련강사는 그저 가능한 답변을 조언해 줄 뿐이다. 승무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고객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안테나'를 달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승객이 담요가 필요하다고 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냥 가져다 달라는 담요 한장 던져줄 것인가?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승객이 '왜(Why)' 담요를 달라고 하는 것일까? 추워서? 아니면 혹시 옷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만약 추워서 그런 것이라면 따뜻한 '음료' 한잔 권할 수 있다. 매뉴얼로는 일일히 언급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승객의 생각을 입에서 나오는 말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승무원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원하는 것이 있어도 참는 승객이 있을 수도 있다. 고객의 생각을 읽고 필요한 사항을 예측하는 감지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때로는 까다로운 고객을 응대할 수도 있다. 대응 방법에 있어서 한가지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진정 고객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를 이해해야 정답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이런 감지능력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훈련 교관은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고객이 요구하지 않아도 필요한 사항을 파악해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 주는 것이 좋다. 마치 최근 스마트폰이 제공해 주는 현재 위치에서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능동적으로 알려주는 위치정보 서비스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고객이 요구해서 들어주는 서비스가 100점이라면, 요구하기 전에 필요한 사항을 제공할 때는 점수로는 매기기 어려운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과잉 서비스 필요성 논란과 감정 노동자에 대한 스트레스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적당한 비용을 지불한 고객에게 적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고객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기업의 지나친 과잉 서비스 강요는 결과적으로 감정 노동자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강박관념이나 강제가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런 즐거움과 사명감이 결국 고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일본항공 교육에서 강조하는 '감지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1) 일본 언론에서 기사화된 내용을 간략하게 옮겨본다.

 

#일본항공 #JAL #서비스 #품질 #감성 #교육 #훈련 #감지능력 #서비스품질 #고객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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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현직자
    현직자
    내댓글
    2016.02.03
    좋은 글이네요.. LCC의 출현으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고 저유가 시대라서 항공사들도 부담없이 저가마케팅을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싼 값에 이용하면서도 원하는 것은 양대 FSC항공사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한다는 거죠. 본인이 지불한 값에 걸맞는 서비스를 원했으면 하네요. 현직에 있으면서 참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땡처리로 반값 이하에 최저클래스를 샀으면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컴플레인... 자리 뒷자리 줬다고 컴플레인.. 초과 짐 값 안내겠다고 컴플레인.. 비즈니스급의 서비스를 원하고 있네요..
  • 현직자
    마래바
    작성자
    2016.02.03
    @현직자 님에게 보내는 답글

    LCC 의 출현은 많은 걸 바꿔 놓았습니다.
    이제 이용자의 기대수준도 가격 수준에 맞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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