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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내 냄새 문제로 회항·병원진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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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항공편 중 약 0.2% 비율로 냄새 문제 발생
비행기를 탄 후에 머리가 띵하고 아프거나 불편했던 적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기압 차이로 인한 신체 변화 등이 그 원인이겠지만, 혹시 내가 마시는 공기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는 없다.
며칠 전 미국에서 한 항공기가 운항한 후 승무원들이 단체로 두통을 호소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승무원들은 비행 중 이상한 냄새를 느꼈으며 비행 후에는 집단으로 두통 증세를 보여 병원진료까지 받게 된 것이다.
항공소식 비행 중 냄새 때문에 승무원들 단체 병원행(2017/1/4)
미국의 캔사스 주립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항 항공기 1천편 당 약 0.2퍼센트 비율로 연기·오일·냄새(악취)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승무원 연합은 6년간(2007~2012년) 총 5969만편의 항공기가 운항했으며 이를 단순히 계산해도 하루 약 5.45건의 냄새 관련 사고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3개월 사이에 최소 3건의 냄새 관련 보고가 FAA로 접수된 바 있다. 작년 11월 23일, 11월 28일에도 기내에서 이상한 냄새가 있었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지난 2일에는 정도가 심해 병원에서 추가 진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심각했다.
작년 10월에는 영국항공 여객기가 기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냄새(?) 때문에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기도 했을 정도로 기내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단순한 냄새가 아닌 항공기 기체 이상 등으로 추정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설사 항공기 자체에는 영향이 없다 할지라도 이상하고 불쾌한 냄새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승무원은 물론 승객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다.
기내에서 발생하는 냄새의 원인 중 하나로 엔진에서 누출된 오일이 타면서 공기(블리드에어)와 함께 기내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엔진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기내로 유입된 공기 속에 연소된 오일 성분이 기내에 체류하는 승객·승무원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조종사에게 영향을 준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이를 수 있기에 심각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다. 지난 2005년 여압장치 고장으로 조종사가 정신을 잃으면서 추락한 Helios 항공(Helios Airways) 522편 추락사고(항공역사 2005년 8월 14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조종사 신체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 객실 공기 오염상태 역시 그 대상 중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승무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제 기내의 공기 질(質)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승객과 승무원이 안전하게 호흡할 수 있는 공기 상태에 대한 기준이 필요할 때'라며 관련 업계와 기관의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하철의 공기 질(質)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다른 곳이라고 해서 공기의 질, 오염에 무관심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겠으나 밀폐된 공간에서의 공기 질·오염상태는 그 안에 체류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단시간·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여객기 기내 냄새 등의 문제는 건강하고 안전한 비행을 책임져야 하는 항공업계와 관련 부처가 더 이상 관련 대책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안될 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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