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사를 보니 에어부산 조종사가 비행기가 지연되자 '모두 내 책임'이라는 방송을 했다 해서 화제가 됐더군요.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것은 옳은 일이고 바람직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안내방송으로 했다는 내용을 보니,
"승객 좀 더 태우겠다고 220석 항공기를 들여왔습니다. 승객 승·하차가 오래 걸려 (이륙) 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기장의 잘못입니다. 죄송하다고 외치고 있는 승무원들 예쁘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얼핏보면 대단히 용기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다.
그런데..
승객 입장에서 이런 방송을 듣고 지연 책임이 '기장'한테 있다고 볼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인식은 기장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책임'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일종의 자기 과시처럼 보입니다. '당신들도 알지?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내 책임이라고 말하는 나는 참 착하지?.. ㅎㅎ' 뭐 이런 마음 아니었을까요?
거기다가 좌석수 많은 비행기를 들여온 것이 지연의 이유처럼 말하는 건 사실을 크게 왜곡하는 것일 수 있죠. 원래 지연 이유는 항공기 접속이었다고 하더군요. 앞 비행기가 지연되어 연속적으로 지연될 수 밖에 없는..
같은 기종의 경우 대개 190석 내외인데 이 비행기는 220석이었다고 하니 30명 더 많이 타는 것인데 이것이 지연의 메인 원인이 될 수는 없거든요.
'난 이렇게 책임을 지는 기장이고, 잘못은 회사가 했어'
항공기 지연의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겠다가 정답이지, 메인 원인도 아닌 것을 듣는 이들 귀에 혹하는 내용으로 '흥미롭게' 왜곡하는건... 조크도 아니고..
가볍게 분위기 좋게 하려고 한 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