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이라는 표현이 익숙졌다는 의미는 불평등과 차별을 이미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어떤 나라에서는 성차별이라는 의미조차 희미하기도 한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의 여성들이 차별받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며 차별이라는 인식조차 가지지 못하게 한다.
작년 한 스웨덴 언론은 '화려하고 고급스런 카타르항공의 비밀(The truth about the luxury of Qatar Airways)' 라는 제목으로 카타르 승무원이 받고 있는 차별에 대해 공론화했었다.
카타르항공 승무원이 되고 싶어? 그러면 5년간은 임신 금지!
이런 조건으로 취업 계약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카타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은 여승무원 채용 시 각각 5년, 3년간 임신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결혼의 경우에도 미리 회사에 보고해야 한다. 마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 같은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카타르항공 CEO 인 Akbar al Baker 는 '사업은 자선이 아니다. 그들은 일자리를 찾는 것이고, 우리는 고용해 투자한 만큼 이익을 달성해야 한다' 며 현재의 이런 성차별적인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임신이 금지(?)되는 에미레이트, 카타르항공 승무원
'수 많은 사람들이 승무원 일자리를 찾고 있고, 우리는 고용하기 전에 충분히 그 조건과 내용을 설명한다. 그리고 거기에 동의한 사람들만을 채용하는 것이므로 우리에게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이전에 루프트한자에서 일하기도 했던 에미레이트항공 임원 Thierry Antinori 는 '우리는 승무원을 채용할 때 적어도 3년은 일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에는 임신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정 기간동안 임신을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들 항공사에서는 그 기간을 넘겨서 승무원으로 일하는 기간 동안에라도 임신을 하게 되면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둬야 한다. 승무직 외 다른 일자리를 마련해 주거나 휴직을 하게 해야 하지만 카타르항공이나 에미레이트항공은 회사를 그만두는 방향으로 강요하는 분위기여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떠나야만 하는 것이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도 승무원이 임신을 하게 되면 비행을 금지한다. 하지만 이것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한 차원이지, 임신으로 비행을 할 수 없게 됐으니 용도폐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임신 상태에서 수행 가능한 사무직이나 공항업무 등 다른 부서로 전환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동안 ITF(The 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에서는 카타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의 이런 차별적인 정책에 대해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해 왔지만, 그들의 고용 정책만 재확인하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지난 3월 8일은 여성의 날로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 항공사에게는 의미없는 기념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