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여승무원 채용 시 조건으로 제시해 오던 신장 부문을 없앴다.

지난 1990년 이후 대한항공은 여승무원의 신장을 최소 162센티미터로 지정해 채용 조건으로 운영해 오고 있었다. 

신체적 불리함을 이유로 지원 자격조차 박탈하는 것은 차별적 행위라는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2008년부터 여승무원 채용 조건에서 신장을 제외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비롯한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들 모두 승무원의 신장 조건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대한항공이 올해 객실승무원 채용 시부터 신장 조건을 제외함에 따라 그 동안 키가 162센티미터 미만이기 때문에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승무원 지원자들에게는 한가닥 희망을 갖게 해 주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신장 조건을 지원 자격에서 제외했다 할 지라도 실제 채용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가 작년 말 땅콩회항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여론의 동정(?), 긍정적인 분위기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승무원 신장 조건을 폐지했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 지원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았던 신장 조건을 폐지함에 따라 면접 시 지원자의 또 다른 능력과 인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누가 뭐라해도 환영받아 마땅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진에어 역시 대한항공의 승무원 채용조건 변경에 따라 승무원 키 조건을 폐지한다.

한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승무원 지원 조건에서 당분간 신장 부문 폐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안전운항 측면과 시장, 여론 분위기에 따라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