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레이트, 에티하드와 함께 중동의 대세 항공사 중 하나로 떠오르는 카타르항공은 지난 20년간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얼마 전에는 에어버스가 개발한 A350 항공기를 가장 먼저 도입할 만큼 최신의 기재 도입에 적극적이다.
항공소식 에어버스 차세대 A350 초도 항공기, 카타르항공 인도(2014/12/23)
하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와 관리 방식은 몇 십년 전의 모습을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논란의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동 문화의 특성에서 비롯된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은 세계화된 항공사로 보기에 부족한 면을 적지 않게 보여준다.
ITWF(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에 따르면 여성을 승무원으로 채용할 때 싱글(독신) 여부를 확인하고 채용에 반영하는 유일한 항공사가 바로 카타르항공이라고 한다. 그리고 채용 후 5년 동안은 그 상태(독신)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만약 그 사이에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면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임신을 하면 바로 회사에 알려야 하고, 만약 계약 위반이라면 해고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해고된다는 의미는 곧 카타르에서 더 이상 체류할 수 없다는 것과 같다. 카타르항공 여성 승무원의 90%는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항공소식 승무원 하고 싶어? 5년간 임신 안돼!(2014/03/11)
카타르항공 여 승무원
하지만 이런 행태는 카타르항공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외 다수의 항공사들도 1960년대 미국 항공사들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권 다수의 항공사들은 여전히 승무원으로 젊은 여성을 선호하고 있고, 그 아름다움을 항공사의 이미지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남방항공은 마치 미스코리아 선발하듯이 승무원 채용 시 수영복 심사를 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저비용항공사인 비엣젯(VietJet)은 3년 전 승무원 비키니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고, 기내 승무원에게 비키니를 입히기도 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 역시 승무원 채용 시에 (미의 기준 관점에서) 키를 제한한다거나, 무조건 치마를 입도록 강요한다거나 하는 등 여전히 적지 않은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Drew Whitelegg 의 책 "Working the skies" 에 따르면 미국 사회 전반에도 남녀 차별이 존재했으며 특히 항공사들에게 있어 여성은 "하늘 위의 성적 심볼(Sex objects in the sky)" 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초기 여성 승무원의 복장은 지금 보기에도 자극적인 핫팬티 스타일이었으며 TWA 는 승무원에게 여러나라의 전통복장을 입히기도 했고, Braniff 는 눈에 확 띠는 승무원 유니폼을 운영했고 심지어 광고 속에서는 "당신이 우리랑 이렇게 비행하는 지 당신 부인은 알고 있나요?" 라는 식으로 공공연히 여성을 성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었다.
세월이 흘러 요즘에는 어느 정도 개방되고 선진화된 나라에서는 여성을 성적으로 활용하는 데 많은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들을 전문 직업인으로 인식하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을 위시로 하는 일부 지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지위, 역할 등은 여전히 미진해 ITWF 의장인 Gabriel Mocho 는 "카타르항공의 여성 차별은 그들의 전통적인 문화와는 상관이 없다. 현존하는 항공사 중 여성의 권리에 대해 최악의 인식을 보여준다" 라고 비판할 정도다.
이에 대해 카타르항공 측은 "각 나라, 항공사들은 저마다 다른 조건의 근무환경을 배경으로 하며, 우리는 채용 시 해당 조건들은 사전에 고지하고 동의하는 사람만 계약을 하고 채용하므로 문제 없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