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 인수하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그대로 유지
- 사상 최악의 항공업계 위기에 현 조직을 잘 아는 경영진 필요 판단
- 코로나19 사태로 90% 가까이 국제선 줄어들며 국내 항공업계 고사 직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은 현재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한다.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한 명을 교체하는 것 외 현 한창수 사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은 모두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기업으로 인수되는 만큼 새로운 전략에 맞게 새로운 경영진으로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항공업계는 절체절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위기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간을 두고 전략을 수립하고 진행하기에는 지금 당장 넘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높고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데는 항공업계를 충분히 이해할 경험과 자질이 필요하다. 현재의 어떤 항공업계 경영진조차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작금과 같은 위기를 경험해 본 사람이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영진으로 모험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본 것이다.
기업을 인수하는 측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생존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항공업계 상황은 구조조정 보다는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3월 9일부터 일본의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격리조치가 시행되면서 우리나라 항공사 거의 대부분 운항을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국제선 운항편수는 90%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 세계 어느 곳에도 항공기를 띄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날지 못하는 항공기는 공항에 멈춰 세워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항공사들은 한 마디 과장 덧붙이지 않는 말 그대로 '고사(枯死)' 위기에 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