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 아시아나항공 1조 4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 일정 무기한 연기
- 인수 절차의 핵심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인수 포기 가능성도 나와
-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전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돼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유상증자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인수 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1조 4700억 원 규모의 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 일정을 기한없이 미루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25일까지만 해도 매각 포기 의혹에 인수절차는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HDC 설명과는 사뭇 달라진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지원 규모가 중요하지만 유상증자가 미뤄지면서 인수 일정 자체가 연기되어 버린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에서의 기업결합심사 절차가 지연되는 것으로 이유로 밝혔다. 기업결합심사가 전제되어야 이후 일정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모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결정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되어 버렸다. 현재 항공편 운항률은 7.6%까지 급감해 매출은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료, 공항시설 사용료, 인건비 등은 고정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재무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인건비 감축을 위해 무급 휴직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규모와 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공항시설 사용료는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다소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지만 매달 400억 원 가량 지불해야 하는 항공기 리스료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649.3%였던 부채율이 작년 말 기준으로 1,386.7%로 2배 넘게 급등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2조 원가량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부채율을 300% 아래로 낮추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알리기도 했지만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현재 상황으로는 당분간 흑자로 전환하기 어려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HDC그룹의 재무 안정성을 해치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 2,500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인수를 철회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