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 '아시아나 인수 의지 있지만 인수조건 재협상해야'
- 현저한 시장 가치 하락과 코로나19 사태 속 아시아나 대응에 불만 표시
- 채권단·금호산업, 거래 완결 위해 다양한 방안 제시할 듯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HDC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다만 인수 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된 이후 거의 6개월 가까이 진척이 없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HDC는 올초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애초 계획했던 인수 및 회생 플랜에 상당한 차질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미적거리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지난달 29일 HDC에 '6월 27일까지 인수 의지가 있는지 밝히라'며 내용증명으로 최후 통첩을 던졌다.
오늘 밝힌 입장을 보면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장 상황이 바뀌었으므로 인수 조건을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 달라는 것이 HDC의 요구다.
작년 말 계약 체결 당시에 비해 2조 8천억 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었고, 1조 7천억 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 5천억 원 증가했다. 또한 여기에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795%였던 것이 불과 몇 개월 만에 16,126% 폭증했고 자본은 1조 772억 원 감소해 자본잠식도 매우 심각하다고 지목했다.
또한 HDC는 긴급 자금 1조 7천억 원에 대한 처리 등 과정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산업은행 등으로부터의 긴급 자금 지원에 대해 사전 동의없이 이사회에서 이를 승인했으며 HDC 측의 명시적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 계열사에 1400억 원 지원도 강행했다고 전했다.
HDC는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영업실적 하락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과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 등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 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최후통첩에 대해 HDC가 '인수 의지 있음'으로 화답한 만큼 공은 채권단과 금호산업으로 넘어왔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거래 종료 최장 연장 시한 올해 12월 27일까지다. HDC가 요구하는 인수 조건 재검토 등을 포함한 추가 매각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