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여행에서 수하물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시내 버스 이용하듯 그저 맨몸으로 가볍게 움직일 수 없는 것이 항공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점점 항공 여행이 일상화되고, 편리해 지면서 짐없이 항공기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침에는 동경에서 서울로 이동해 회의하고, 저녁에는 다시 오사카로 날아가는 모습은 그리 낯선 여행 패턴이 아니다.
요즘은 야간 비행편도 생기면서 김포 - 오사카, 김포 - 하네다 구간을 운항하는 항공편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요금도
저렴하고 야간 시간대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무박 2일 여행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여행 패턴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가
승객들 짐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항공 여행에 있어서 짐이 점차 줄어들게 되면서 항공업계도 서서히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니 일부 항공사의 다소 앞선 영업방침이 이런 흐름을 끌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항공사는 라이언에어다. 일전의 포스트를 통해서도 이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여행정보 승객 여러분! 짐을 직접 비행기까지 날라주세요^^ (2009/05/20)
항공소식 라이언에어, 체크인 카운터 없앤다. (2009/03/15)
위의 여러 방침이나 계획들이 막연함을 벗고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라이언에어 회장인 Michael O'Leary 가 어제(2009/06/30)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했다.
이미 올 10월부터 모든 공항에서 체크인 카운터를 없애기로 한 것과 함께 내년부터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짐(수하물)을 접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크인 카운터가 없어지므로 자연스럽게 카운터에서 짐을 맡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 라이언 에어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짐을 가지고 다니지 말란 말이냐? 짐 있는 승객은 라이언 에어를 이용할 수 없다는
말이냐? 그건 아니다. 휴대 가방 외의짐을 가진 승객도 라이언 에어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체크인 카운터에서 부칠 수 없고,
짐을 직접 항공기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
이런 스타일은 커뮤터 등 소형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승객 2-30명 타는 비행기를 운영하기 위해 체크인 카운터를 따로 운영하는 것 자체가 낭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제트 항공기를 운영하는 일반 항공사 수준에서는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것이라 이번 라이언 에어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어쩌면 이렇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노력 덕분에 일반 항공사에 비해 놀라운 효율을 내는 것일 수 있다.
항공정보 저가항공사, 일반항공사보다 승객 10배나 더 수송 (2009/06/29)
앞으로 라이언 에어를 이용하는 승객은 여행에 앞서 조금은 색다르게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항공편 예약은 미리미리 일찌감치 해야 한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시간적 여유를 두고 몇 개월 전에 항공편을 예약하면 파리 - 런던 구간 항공권을 불과 몇 유로라는
저렴한 요금으로 구입할 수 있지만, 시기가 임박해 하루 이틀 전에 예약 하려다간 200-300 유로의 엄청난 금액을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항공기 출발일이 가까워지면 온라인을 통해 체크인(좌석 배정)을 한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체크인이 선택 사항이었지만, 앞으로 공항에 카운터가 없어질 예정이므로 필수 사항으로 바뀌게 된다. 미리 체크인 하지 않고 공항에 나왔다간 엄청난 수수료를 공항에서 체크인 명목으로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
공항에 일찌 나와야 한다.
조금 늦었다고 기다려 주거나 다음 항공편을 태워주지 않는다. 한번 지나가 버린 항공권은 환불도 안되고 재 사용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부치는 짐도 내년부터는 크기와 내용물 조심해야 한다.
대개 어느 공항이나 부치는 짐 검사 엑스레이는 휴대 수하물 및 신체를 검사하는 것과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 장비들은 대개 그 크기와 용량이 서로 다르다.
라이언 에어 계획처럼 부치는 수하물을 승객이 직접 휴대하고 항공기까지 날라야 한다면, 중간에 보안 검사대를 어떻게 통과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다. 과연 부치는 수하물 크기를 감당할 만큼 휴대 수하물 검사대 용량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휴대 수하물 크기만큼 그 크기를 제한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휴대 금지 물건들..
그렇지만 라이언 에어를 위해 휴대 수하물 검사대를 확대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아마도 라이언 에어 수하물은 휴대 수하물 크기 정도로 제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겠다.
따라서 삼면의 합이 158cm 정도 되는 큰 수하물 (현재 부치는 수하물 크기 기준) 은 앞으로 라이언 에어에서는 이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설사 부치는 짐이라도 휴대 수하물 크기 정도로 줄여야 할 듯 싶다.
또 한가지는 액체류를 휴대 수하물에는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부치는 수하물에 넣어야 하고 이런 휴대 수하물과 부치는 수하물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기존에 위험물로 분류되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저렴한 항공권 매력 때문에 배낭 여행족들이 애용하는 항공사인데, 자칫 앞으로는 이용하기 어려워질 지도 모르겠다. 특히 배낭 여행은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많아, 칼이며 각종 도구들을 가지고 다니는 편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 점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구체적인 방법이나 기준이 아직 나와있질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든든한 팔 힘을 길러라.
어쩌면 항공기에 짐을 싣는 것도 승객이 직접 해야할 지 모른다. 항공기까지 나르는 것은 물론이고...
기내에서도 갬블링이...
만약 이것이 사실로 나타나 현실화된다면 앞으로는 라이언 에어 항공기 안에서 모니터 쳐다보며 도박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항공기 안에서 갬블링이라...
하긴 A380 초대형 항공기가 나오면서 항공사들은 기내에 카지노를 설치할 계획까지 검토했었다고 전해진다. 물론 각나라 법규와 기준이 서로 달라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10유로 내고 라이언 에어 항공기 탔다가 100유로를 갬블링으로 날려 버릴 수도 있고, 아니면 생각지도 못한 대박을 터뜨릴 지 모를 일이다.
기내 화장실을 유료화 하겠다는 둥, 이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계획과 예상하기 힘든 아이템을 제시하고 있는 걸 보면, 라이언에어는 항공기 타는 게 이렇게 흥분되고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