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 대한항공 지분 8.11%에서 13.87%로 크게 늘려
- 주주 가치 훼손한다며 대한항공 정책, 결정에 반대하면서도 실제 전망은 밝게 보는 이중적 행태
- 국민의 노후 자금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비판 나와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대한항공 지분을 크게 늘렸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한 달 사이에 7개 종목에 대한 지분 변동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식보유비중은 8.11%에서 13.87%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황은 부진하지만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투자 비중을 더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 업계에선 '코로나19 불확실성, 낮은 재무 여력으로 항공사들의 공급 확대 전략에 한계가 존재해 중장기 관점에서 국제선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런 시장에서 클래스 및 노선 차별화가 가능한 대한항공은 추가적인 운임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 국민연금공단은 대한항공 투자로 상당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초 8,800원까지 떨어졌던 대한항공 주가는 현재 27,000원대를 오가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투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투자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안정적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높은 위험군에는 투자에 신중하다. 대한항공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비중을 높여가는 것은 그만큼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증거다.
대한항공 정책 반대하면서도 지분 늘리는 국민연금공단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일부 정책은 이런 실무적인 투자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의 주식총수 확대에 반대표를 던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계획을 반대한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이 반대했던 유상증자에는 모두 참여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자신들의 반대에도 불구 결정된 유상증자이지만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손해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주가도 단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잇따른 자금 확보와 대한항공을 지난해 흑자로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도 태클을 걸었다. 주총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의 반대에 불구하고 압도적 표차로 사내이사 연임 건은 통과됐다. 그리고는 국민연금은 곧바로 대한항공 지분을 5.76%포인트나 늘렸다.
이런 이중적인 행태는 실무 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위원회와 수탁위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수탁위는 기업 지배구조 등에 대해 논하는 기구다. 수탁위는 노·사·가입자 대표 각 3인씩 총 9인으로 구성되는데 상당수가 시민단체가 추천한 인사로 반기업적 성향이 강하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이들의 시각은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명분 하에 실제 기업의 가치, 미래 이익과는 다른 결정을 내리곤 한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가지고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기업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전문성 없는 인사들의 결정으로 인해 국민 노후 자금의 미래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